미안함
물통을 찍은 사진을 보고 '요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신은 내게 요리 재주는 주지 않으셨다. 일명 '똥손'이다. 재료만 봐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동생과 달리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고 그마저도 맹숭맹숭한 맛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고 내 요리가 아주 형편없는 건 아니다. 나름 '잘'할 줄 안다고 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 요리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이유식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재료를 다듬고 끓이는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다. 결정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는 핑계가 있다.) 결국, 직접 만들지 않고 시판 이유식을 먹였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만드는 것보단 영양가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이유식을 배달시켜 먹였다. 그래서일까,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으면 내 탓인 거 같았다.
내 아이는 입이 짧다. 한 끼를 양껏 먹지 않는 모습을 보면, 속상함이 밀려왔다. 엄마가 만드는 걸 보고 먹는 것과 냉장고에서 꺼내 덥혀주는 것은 다를 거라 생각했다. 사실, 이 글은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 내고자 쓰는 거다. 만들어주지 못했던 미안함. 그래도 이유식 시기를 잘 넘겨주었던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적는다. 그리고 솔직히, 괜찮다는 위로도 받고 싶은 걸 거다.
그렇게 마음 쓰린 이유식 기간이 지나고 유아식으로 들어와 지금은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많아졌다. 여전히 아이는 입이 짧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가운데 두고 같이 함께 맛을 느끼며 대화할 수 있는 요즘이 참 감사하다. 그리고 서툴지만 노력하고 있다. 요리를. 아직 블로그에 올라온 아이 식판 사진을 보면 부족함이 많다고 느껴지지만, 주말만큼은 만들어주리라 다짐하며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