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왜 안 울어요
"내 아들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아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아이는 내일모레 마흔인 엄마가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걸으며 잡으러 가기보다는 뛰어야 할 정도로 행동이 빨라졌다.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매우 크다. 나는 이런 사실이 너무도 감사하다. 아이가 태어나던 때를 떠올리면 매일이 너무도 감사하다.
아이는 예정일보다 한 달가량 일찍 태어났다. 갑작스러운 진통에 입원해야 했고 아직 출산하기 이른 시기라 라보파를 일주일 정도 맞았다. 35주에 진입하던 날 라보파를 끊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진통이 오진 않았다. 하지만, 안심도 찰나... 양수가 터졌다. 결국, 그다음 날 출산을 해야 했다. 그렇게 35주 만에 태어났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진통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드라마 때문일까, 아기는 나오는 순간 바로 우는 줄 알았다. 세상에 나왔는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자 덜컥 겁이 났다. 때문에 분만 후 내 첫마디는 "애 왜 안 울어요?"였다.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던 중 잠시 후 울음소리가 들렸다. "에~~ 에~~" 마치 염소 울음소리 같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듣던, 흔히 아는 "응애~"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아기의 울음에는 힘이 없었다. 신생아실에서 만난 아기는 너무도 작았다. 나란히 누워있는 아기들과 비교하니 작았다. 모든 게다 작게만 느껴졌다.
지금도 아이는 또래보다 작다. 12월 생이라서 일찍 태어나서 그럴 수 있다 생각하지만 마음이 쓰리다. '세상이 너무도 궁금해서 빨리 나왔다'라고, '작게 낳아 크게 키우면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신체적으로는 작은 편이지만, 에너지는 엄청나다. 말을 배우는 속도도 느리지 않고 어린이집에서도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고 제 몫을 챙긴다. 대견하고 감사한 일이다.
아이가 때를 부리는 날이면 우는 아이를 보며 힘들어할 때면 남편은 나에게 태어나던 때로 가서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한다 "애 왜 안 울어요?"라고 하면 "겁나 울 거예요"라고 이야기해줄 거라고. 한때 울음이 약해 걱정했는데 지금은 우렁찬 울음소리에 힘들어하다니..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
빨리 작게 나와 마음 졸이게 하던 아이였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야무지니 이 아이가 더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의 영양분을 매일 듬뿍 줘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