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혐오의 시대
도태되기 싫은 건가 나도, 싫은 게 많아졌다.
싫은 게 많아지니 세상살이가 피로해진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펼쳐 보았다.
연말에 내가 하는 자랑스러운 의식 중 하나이다.
추가할 것과 제거할 것들을 분류해 리뉴얼하는데
이 세계는 질서정연하지 못하다.
인간과 사물, 자연현상과 일상생활을 막론하고 그냥 줄줄이 써 내려가는 두서없이 냅다 좋음의 세계!
인간의 영역에는 부동의 여신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젼젼(전지현)이 있는데 올해 한 명이 추가됐다.
정은채 배우다.
얼마 전 드라마 정년이에서 문옥경 역으로 열연한 그녀를 본 뒤
한동안 정은채 이외에 그 누구도 아름답지 않음 병에 걸렸다. (아! 젼젼제외)
이렇게 두 여신상을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윤지월드다.
생활의 영역에는 분노하기를 추가한다.
언제나 나를 괴롭게 하는 것들 중 가장 센 놈들은
내 뜻과 무관하게 일어나는 상식 밖의 것들,
해서 내 신체와 정신을 장악하는 것들이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해 보겠다고 덤비다가 절망하는 정해진 최후의 반복.
이렇게 늙어갈 순 없어
난 이 모든 것들에 그냥 분노하기로 했다.
내 뜻을 외면한 조물주를 탓하고 그냥 내버려두기!
그럼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도 남을 비난하지도 않는 그리스식 세계관을 갖게 된달까.
물론 그 모든 것에 감사하기라는 성스러운 삶의 자세도 있다.
그러나 세계평화를 염원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류애를 펼치기엔 내 천성이 옹졸한 바, 그냥 분노하고 상식 밖의 세계로 버린다.
좋다!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며 좋아하다보니
제법 사는 게 좋아져 버렸다.
역시 좋은 게 좋은 거다.
내 안의 평화길도 언젠간 성자길이 되길...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