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있었다

어느 머글의 고백.

by 윤지WORLD

어딘가 삐진 듯한 나날이었다.

세상에 내 앞으로 맡겨 논 일정량의 운수가 있는 양 이제 그만 내놓지 않고 뭘하고 있느냐 따지는 나날들이었다.

크리스마스니까 기적처럼 다 잘 됐으면

연말이니까 훈훈하게 마무리 됐으면

새해 기념 리셋을 무턱대고 염원했다.

그리고 그 간곡한 기도 끝에 작게 따라 붙는 목소리

어차피 안 되겠지만.

해리포터 대신 오징어 게임을 보며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밝았다.

산타를 믿을 리 없는 폭폭한 어른에게

미개한 머글아 이게 기적이다! 라고 외치는

해리 산타의 윙가르디움 레비오사~!

크리스마스가 이틀이 지난 지금 모든게 다 잘 되어 있다. 맙소사!

아주 높은 산이 그냥 평지가 되어버렸다면 이런 기분일까?

그냥 빌었는데 막상 이뤄져 버리니

다소 무안하고 심히 기쁘다.

사람 일 어떻게 될 지 모른단 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 말

이말저말 다 생각나는게 앞서 산 이들은 맞는 말을 참 적절하게도 남겼다는 생각이다.

틈만 나면 조물주를 탓했는데

피조물을 끝내 버리지 않았으니 이제 난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더 나은 아무개 피조물이 될 수밖에..

가끔은 양보하고 되도록 상냥하며 꽤 인내할 줄 아는 조금쯤 착해진 내가 될 테니 기다리시게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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