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 詩가 살고 있다
*두타 문학 동인이 사는
도계읍 점리 2반 범재포도원
육백산 깊은 산자락이 만든 바람과
글쟁이의 그리움으로 키우는 포도 같은 세상
**산속에 사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고
세상 같은 건 그리워 버리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 안에 시가 살고 있다
우리 안의 응어리 시로 울혈 지면
그 피 토하러 깊은 산 속 외로운 집에
공비처럼 쳐들어 간다
산 속 오솔길 두근거리며 마중 나오고
풀벌레소리, 나무들, 들꽃과 산새
산을 넘는 노을의 은은한 황홀이 먼저 앞마당에 돗자리를 펼치면
옥수수 찐 감자 메밀부침 산나물 포도주
이런 것들 촌스럽고 수줍게 소반에 오른다
푸성귀처럼 싱싱한 시골밥상
시낭송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아! 산 속에서 이런 것들 먹고
농사지으며 딱 일 년만 살았으면
손닿을듯한 포도나무 저도 시가 궁금하여
알알이 익은 송이로 시고 단 맛을 마당 가득 퍼트리고
병풍 같이 모여든 산 고개 끄덕이며 시낭송 경청한다
바람 따라 갔던 숲 이제는 돌아와 잠을 청하고
밤늦도록 마당가를 기웃거리던 달과 별
포도주로 얼큰하게 취해 얼굴이 붉다.
* 그 동인은 애석하게도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서 산다.
**백석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