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건

by 김재완

자세히 보기 위해 멀리서 보아야 하고

샤인머스켓보다 홍시에, 맥주보다 독주에 손이 가며

된장 빛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것이다.


찾는 이는 드문데, 찾아가야 할 곳은 늘어나고

고독을 염려하면서도 사람을 두려워하며

미래를 열망하기보다 후회되는 과거를 소환하게 된다.


기쁨은 드물고, 슬픔은 잦아지니

마침내 평온함이 행복임을 깨닫게 되고,

여전히 서툴지만 오늘도 선택해야 하고, 내일은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아빠를 아버지라 부르기도 하고,

끝내 어머니라 부르지 못한 엄마의 부재에 아이처럼 놀라기도 한다.


나이가 의미하는 건

연륜이나 경험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맞게 나를 재단한 횟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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