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홍성태 교수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을 읽어 보면 브랜드 컨셉을 얘기하는 파트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한 챕터를 시작한다. 당연히 저자가 생각하는 정답도 내놓고 있다.
마케팅 대행사를 선정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1) 화려한 크리에티브에 속지 말고, 광고 본질, 전략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라
2)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워도 유능한 Creative team이 있는 회사를 선택하라
3) 초기에 열정이 식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동일 아티스트와 오랫동안 작업하는 것이 브랜드 일관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현실적이고 적절한 방법이다.
먼저 2번은 100% 동의, 누가 반대하겠는가? 마케터들도 유능한 Creative team이나 CD와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에게 간절하다. 돈이 웬수다. 우리가 부족한 것이 예산이지 안목이 아니다.
3번은 유능한 파트너와 오랫동안 일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다. 특히, 마케팅에서는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이해되고 알아듣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경우, 어느 한쪽이 게을러지면 문제가 생긴다. 호흡이 잘 맞을수록 상대가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요즘은 경쟁 PT나 비딩 없이 같은 대행사와 계속 일할 수 없으니 2년 한 번 정도 기존 파트너와 시장에 새로운 루키, 파트너끼리 진검승부를 펼치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과정의 공정함도 얻게 되고 기존 파트너에게도 그들의 시장 내의 존재가치를 보일 기회를 주게 된다. 당신이 일하는 대행사분들이 프로라면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꺼이 본인들과 일하는 Merit를 증명할 것이다.
문제는 1번이다. 이 방법, 아니 이 주의사항은 너무 중요하고 공감 간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 조언을 잘 지키기가 어렵다. 과거를 돌아보면, 광고 미팅에서 화려한 비주얼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에 휩쓸려 있는 나 자신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독자들 중에서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경쟁 PT의 경우, 특히 화려한 Creative 제작물에 현혹되기 쉽다. 이러한 준비를 해 온 대행사에 대해 같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성의라고 생각하고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다. 또 내가 크리에티브에 설득당한 것인지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진짜 본인은 총체적 메시지를 고려해서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이란 매력적인 단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내용이 아무리 충실해도 전달하는 형식이 재미가 없으며 소비자들은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 Creative에 현혹된 분들의 논리다.
그럼, 어떻게 1번 가이드를 잘 실행할 수 있을까? Key message가 잘 전달되었는지, 지난번 광고와 톤 앤 매너는 유사한지, 그리고 전략방향과 맞는지...
정답은 나도 모른다.
그러나 시도했던 방법 중에 효과적이었던 것은 1차 미팅에서 결정하지 않고 다음날 2차 미팅을 통해 다시 보고 판단한다. 내일 다시 보면 어제의 느낌과 임팩이 다를 때가 많다. 또 다른 방법은 제안된 Creative에 브랜드를 지워버리고 경쟁사나 다른 브랜드를 넣어본다. 자연스럽게 읽히고 한 편의 광고로 보이게 손색이 없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편의 캠페인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한 방> 이런 생각이 문제였다. 그러나 생각만 해도 너무 달콤하다. 내 제품이 광고 한 방으로 품절되고 SNS에 도배되는....
아무튼 1번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는 분들은 댓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