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멈춤
<위대한 멈춤>에서 한 권의 책으로 우리의 인생이 전환 점을 맞기도 한다는 대목에서 인문서와 자기 계발서의 효용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인문서를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 자기 계발서와 같은 실용서를 읽을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가 읽어 본 이런 류의 글 중에서 가장 명쾌하다. 매우 설득적이어서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실용서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답을 제시한다. 성공하기 위한 답들, 더 좋은 관계를 위한 원칙들, 더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들을 훈계조로 나열한다. 반면에 인문서는 답을 직접 일러 주지 않는데. 오히려 생각해 볼 만한 여러 맥락을 제공하고 질문을 던진다. 자기 계발서가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습관>에 대해 답을 제시할 때 인문학은 습관에 관한 배경 설명과 함께 <왜 사람은 자신이 만든 습관에 지배되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인문학 공부가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은 이런 존재>라고 큰 맥락을 짚어 주긴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 않는다. 답을 알려주지 않으니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읽기 힘든 인문서보다는 간단한 처방을 담은 실용서를 고른다. 그러나 효율성과 실용의 이면에는 <획일성과 편협함>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한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을까? , 자칫 그 답이 유일한 정답인 양 맹목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 (위대한 멈춤 87-88 페이지)
대학생 시절까지 소설을 많이 좋아해서 해외 국내 소설을 많이 읽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2-3년 지난 후 자기 계발서에 미쳤던 적이 있다. 미친 것처럼 마구 사서 읽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고 훈계조의 내용들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실용서나 자기 계발서가 머리나 마음속에 남지 않고 금방 휘발되는 것을 느꼈다. 소설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가슴 깊숙이 무언가가 항상 남아 있었다. 어떤 문장일 수도, 소설에 나오는 어느 인물의 캐릭터이기도, 영화 장면과 같은 상세한 묘사이기도 했다.
인생은 결국 온갖 질문들의 답을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길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던 고행의 시간은 다음 번에 절대 길을 잃게 되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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