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게 뜸했다. 아니, 글을 올리는 것은 차치하고 브런치에 접속조차도 잘 못했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하나씩은 글을 발행하고 싶었는데 무언가를 꾸준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닫는 기회만이 되었을 뿐. 잘해보고 싶었는데 정말이지도 아쉬움이 많다. 물론 이렇게 다시 시작은 한다. 그리고 사실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면 끝은 아니다. 첫 직장을 퇴사를 고민하는 시점에, 회사에서 어느 위치까지 승진을 했는지 보다도 한 회사를 그렇게 꾸준히 다닌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아마 그런 흔들림 없는 꾸준함이 나에게 없기 때문에 꾸준함에 대한 갈망이 컸나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나에겐 없는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왜 그리 많은지. 이래서 인생이 힘들었나 보다. 아직도 가진 것도 없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지만 조금이나마 생긴 마음의 여유가 조급하지 않게 다잡아주는 것 같다. 이미 나와 같은 30대 초반에 모든 것을 이룬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60대에 시작하는 사람도 있는 법. 모두의 속도는 제각각이고 늦게라도 결승선에 다다르기만 한다면 의미 있으리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게 해 주고 다시 시작하게 해주는 나름의 동기부여와 세뇌가 되는 말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나도 그동안 뜸했던 것에 대해 할 말이 없지는 않다. 가장 주요한 근황으로, 이직을 했다. 두 번째 이직을 통해서 세 번째 직장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직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되었고, 아직까지는 만족도 최상.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이 마음이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녀본 회사 중에서 제일 만족스럽다. (이직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더 자세하게 썰 풀 예정!)
사실 내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괴물은 이직이 아니고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전(前) 회사의 세무조사. 두 번째 이직을 결심한 후 1차 면접의 결과를 기다리는 와중에 세무조사 통지서를 받았다. 나에게는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세무조사. 무슨 80일간의 세계일주도 아니고 80일간의 세무조사는 참으로도 지리멸렬했다. 내 커리어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이벤트라 언젠가 내게도 찾아오겠거니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각오했던 것보다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힘든 만큼 정말 많이 배웠고, 이 업무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내 자산이 되었다.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동안 주중에는 내내 야근이었고 주말에는 잠을 자거나 놀러 다니느라 브런치를 열어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을 내지를 못했다. 아니 사실은 시간을 내지를 않았다. 반성 또 반성.
항상 습관을 만들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내야겠다 생각은 하는데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웠으면 이 세상 누구나 성공했겠지. 더 나이 먹고 후회하기 전에 운동도 꾸준히 하고 글도 더 열심히 쓰고 자산도 많이 모으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하반기를 맞이해서 한 동안 나태해졌던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써보는 글. 두고두고 읽으며 채찍질해야겠다. 잘 부탁한다 7 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