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언제나 그랬듯, 적당한 두께와 재밌어 보이는 제목의 책을 골랐는데 셰익스피어의 희곡이었다.
셰익스피어 하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4대 비극이니 뭐니 하는 꽤 유명한 작가인데, 나는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냥 로미오라는 남자와 줄리엣이라는 여자의 로맨스의 대명사정도로만 쓰인다는 것으로만 알지 정작 셰익스피어 작품 하나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막상 읽고 보니 잘 읽히긴 하는데, 그렇게 재밌진 않았고, 뭔가 그냥 밋밋한 느낌이었다.
딥하게 해석하면 전쟁이니, 제국주의 식민지니 뭐니 상징하는 것들이 있긴 하던데, 내가 느낄 땐 그냥 좀 짧은 연극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내용은 밀라노의 공작이었던 프로스페로가 외딴섬으로 좌초된 후 우연히 그 섬 주변을 지나던 자신의 원수들을 마법으로 폭풍을 부려 외딴섬으로 오게 만들어서 서로 화해시키는 내용인데
폭풍우, 동굴 같은 배경 묘사, 등장인물들의 실감 나는 대사, 마법과 정령 같은 요소, 특히 프로스페로가 폭풍우를 불러 배에 타있던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분리시켰는데, 각 막(Act)마다 그 그룹마다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여주는 무대구성이 연극으로 보면 진짜 재밌을 것 같긴 했다.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면서 읽기엔 좋았지만 다만 그냥 읽었을 때 스스로 되뇌며 생각하는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아서 아쉽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집필한 희곡인데,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프로스페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며 독백하는데, 마치 셰익스피어의 은퇴를 암시하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다.
이제 저는 마법을 던져버렸고, 기력도 쇠했습니다.
저는 나폴리에 갈 수도 있었는데, 당신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저는 다시 공작의 지위를 되찾았고, 배신자들을 용서했으니, 당신들의 마법은 저를 이 텅 빈 섬에 남겨두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신에 박수갈채를 보내서 저의 속박을 풀어주십시오.
여러분의 환호와 격려를 통해 저의 항해는 잘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들을 기쁘게 하기 위한 제 연극은 실패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뭔가를 시행하고 마법을 부릴 능력이 없습니다. 기도를 통해 구원받지 못한다면, 저는 절망에 빠질 것입니다. 자비로움은 모든 잘못들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죄도 용서받는 것처럼, 여러분의 관대함으로 저를 용서하여 자유롭게 해 주십시오.
- 에필로그
나는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가 왜 용서를 바랐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