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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Jul 27. 2020

[드라마] <슈츠>(2011~2019)와 헤더 밀러



9개의 시즌으로 이어지며 많은 사랑을 받은 미국 드라마 <슈츠(Suits)>(2011~2019). 한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기도 했었지요!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이 일과 사랑을 주 내용으로 다루고 있어요. 두 남자 주인공의 케미가 돋보여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미국 최고 로펌 피어슨 하드만의 일류 변호사 하비 스펙터(가브리엘 막트)와 뭐든 한 번만 읽으면 기억하는(photographic memory) 천재 마이크 로스(패트릭 아담스)가 바로 그들입니다. 드라마는 이 둘이 함께 일하면서 펼쳐지는 일들을 보여줍니다. 뉴욕의 일류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고객들도도 큰 기업의 대표나 부유한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주인공들이 가는 장소들, 먹는 음식은 물론 개인 사무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그 중에서도 오늘은 하비 스펙터의 사무실에 걸려있는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즌 6의 에피소드 12의 제목은 ‘그림’으로, 하비 스펙터에게 이 작품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고 있답니다.   


헤더 밀러(Heather Millar)  archival, print, giclee, paper print, paper, ink 60.9x60.9cm


하비가 하버드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당시 라이벌이었던 엘리엇 스템플. 그는 하비에게 너희 로펌을 구하고자 한다면 2천만 달러(한화 약 230억원)을 주거나 오리 그림(duck painting)을 내놓으라고 하는데요. 스템플은 이 작품이 하비에게 중요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감정적인 고통을 주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한 거겠죠.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은 오리를 그린 것이 아니에요. 자세히 보면 악어와 여자아이를 그린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오리 그림이라고 부른 것은 스템플이 이 작품을 자세히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어떤 것을 그린 작품인지는 그에게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던 거죠. 극 중에서 이 작품은 하바의 어머니가 그린 것으로 묘사 됩니다. 어린 시절 외도를 한 어머니와 하비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이 작품이 어머니와의 유일한 연결고리라고 언급돼요. 미니멀한 취향으로 꾸며진 그의 사무실에 이 작품은 그다지 어울리는 것 같이 보이지 않기도 하는데요, 가족이 그린 추억의 물건이라고 한다면 납득이 가죠. 


하지만 이 작품은 실제로는 헤더 밀러(Heather Millar)라는 캐나다 출신 작가의 작업이라고 해요. 헤더 밀러는 어린시절의 장난감, 빛바랜 가족 사진, 풍경, 동물 등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대상들을 그려왔습니다. 헤더 밀러는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에서 2008년부터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컨템포러리 팝아트(contemporary pop art)라고 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www.heathermillarart.com/ 홈페이지에 가면 그녀의 작품 세계 전반을 훑어볼 수 있는데요, 그의 작품은 동물상(fauna), 식물군(flora), 일상(vernacular), 즐거움(fun) 네 가지 섹션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비 스펙터의 사무실에 걸려있는 작품의 제목은 <Listen Closely>로, Etsy 라는 사이트에서 프린트를 구입할 수 있네요! 사무실이나 집안에 작품을 걸고 싶지만, 우리가 잘 아는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의 경우에는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구입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해당 작품을 복제한 프린트를 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의 작품 같은 경우에는 구매가능한 정도의 가격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투자 가치, 유명세 보다도, 내 취향에 맞고, 또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작품을 한번 찾아보시고 구매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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