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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Aug 25. 2020

[영화] <바닐라 스카이>(2001)와 모네


오늘은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바닐라 스카이(Vanilla Sky)>(2001)에 나온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작품 <아르장퇴유의 세느강(The seine at Argenteuil)>(1873)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영화의 줄거리를 대략 소개해 드릴게요. 글로벌한 규모의 출판사와 잡지사를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아 33살의 나이에 회사 대표가 된 데이빗 에임스(톰 크루즈)는 파티에서 만난 소피아 세라노(페넬로페 크루즈)를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둘의 관계가 진전되는 것을 보고 데이빗을 짝사랑하는 줄리 지아니(카메론 디아즈)는 질투에 눈이 멀게 되죠. 줄리는 데이빗을 차에 태우고 동반 자살을 시도하고, 즉사한 줄리와 달리 데이빗은 목숨은 건지지만 얼굴이 심하게 망가지게 됩니다. 우울한 현실을 견디지 못한 데이빗은 LE라는 회사에 서명하고 자신의 몸을 냉동해 둔 채로, 자신이 상상하는 이상적 세계를 꿈으로 느끼며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모네의 작품은 소피아가 데이빗의 집에 처음 방문했을 때 등장합니다. 어머니의 컬렉션이라며 소개하죠. 작품의 원 제목은 <아르장퇴유의 세느강>이지만, 바닐라 스카이 라고도 불려요. 아름다운 일출의 하늘을 바닐라 스카이라고 부른대요.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세느강> 1872


모네는 런던에서 프랑스로 다시 이사를 왔고, 파리의 북쪽에 위치한 아르장퇴유에 정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근 7년을 살았어요. 이 장소는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에게 아주 인기있는 장소였는데요,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마네, 르누아르, 시슬리 등 인상주의 화가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비슷한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며 함께 작품을 제작하였고, 인상주의 화풍을 이어나갔습니다. 인상주의는 미술사의 여러 흐름 중에서도 명실공히 지금 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모네는 특정한 장소의 뷰를 여러 개의 캔버스에 그렸어요. 모네는 실내 스튜디오에서 미술 도구를 모두 들고 바깥에 나가서 실제 풍경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독특한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데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묘사하고, 눈에 보이는 세계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모네는 ‘떠있는 스튜디오(floating studio)’라고 해서 배에다가 필요한 모든 것을 전부 싣고 강 한가운데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동료 화가인 마네가 그린 그림 중에 <스튜디오 보트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Monet Painting on His Studio Boat)>(1874)라는 작품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에두아르 마네 <스튜디오 보트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 1874


모네는 화면 중앙에 밝은 톤을 이용해 물이 빛나는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어요. 하늘의 밝은 빛과 나무의 그림자는 강에 고스란히 비친 모습입니다. 모네는 파레트에서 섞지 않은 물감을 캔버스 위에 가볍게 발랐는데, 이러한 기법은 해당 풍경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관객은 이 작품을 보면서 모네가 그림을 그렸던 계절이나 시간 감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닐라 스카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데이빗은 소피아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게 되는데요. 그 장면의 배경은 데이빗의 무의식에 남아있던 모네 그림 속 하늘을 그대로 닮아 있는 듯합니다. 데이빗의 상상이 만들어 낸 가장 로맨틱한 장면의 배경으로 모네가 보았던 세느강의 아름다운 일출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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