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스(KAWS)라는 현대미술 작가를 들어보셨나요? 광교 앨리웨이,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 영구 설치되어 있어요. 카우스는 나이키, 유니클로, 아디다스, 꼼데가르송과 같은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해 제품을 제작한 경험도 많아서, 아마도 여러분 역시 한 번은 보거나 혹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카우스(KAWS)는 활동명으로, 실제 작가의 이름은 브라이언 도넬리(Brian Donnelly, b. 1974)입니다. 그는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KAWS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은 단어라고 하는데요. 그저 네 개의 알파벳이 모아져 있는 모습이 미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작가가 판단해서 정한 이름이랍니다. 그는 1996년 뉴욕의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를 졸업하고, 월트 디즈니 소속 스튜디오 중 하나인 점보 픽쳐스에서 ‘101마리 달마시안’ ‘더그; 등 애니메이션의 배경을 제작하는 일을 했어요. 또한 그는 뉴욕의 버스정류장, 공중전화박스 등 공공시설의 광고물 위에 그래피티를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는 1999년 일본의 장난감 및 의류 회사인 바운티 헌터가 초청하여 일본을 방문했어요. 그들의 제안으로 카우스는 그의 첫번째 피규어 ‘컴패니언(Companion)’을 제작했어요. 500개 에디션으로 제작한 컴패니언은 모두 판매가 되었답니다. 그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에 큰 영감을 받았고, 사람들의 수집욕과 캐릭터에 대한 관심에 놀랐어요. 그는 뒤이어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2006년에는 자신의 패션 레이블을 런칭하게 됩니다.
카우스의 ‘컴패니언’은 미키마우스를 변형하여 만든 캐릭터로, 얼굴은 X자로 그려진 눈으로 단순화되어 있고, 머리에는 뼈가 머리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어요. 손에도 X자가 그려져 있죠. 그래피티를 할 때 알파벳을 많이 사용했던 그는, 알파벳과 기존의 미키 마우스를 섞어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어요. 만화 캐릭터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세계 사람들에게 친숙한 대상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어요. X는 기존의 것을 지우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고, 특정 문화권에서는 입맞춤을 상징하기도 하는데요. X자 눈과 손은 이렇게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키마우스 이외에도 심슨, 세사미 스트리트, 스누피, 스머프, 피노키오 등의 캐릭터를 재해석해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는 장난감과 미술품,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로 각광받았습니다.
카우스의 작품은 2018년 여름에는 석촌호수 위에 그의 작품이 띄워져 있었답니다. 그의 ‘컴패니언’은 일상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작가는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보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라고 생각했대요.
카우스는 차세대 앤디 워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팝아트의 계보를 잇는 작가예요. 카우스의 행보를 보면, 브랜드와의 협업에도 망설임이 없고, SNS를 통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며, 연예인, 유명스타와 친밀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 이미지 덕분에 대중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어요. 작은 크기의 피규어부터 초대형 공공미술 작품까지 그의 작품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아요. 또한 부끄러운 듯 몸을 움츠린 모습, 서로 껴안고 격려하는 모습 등 그의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현대인들에게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요. 귀여운 모습의 컴패니언 시리즈, 그 이면에 담긴 여러 의미에 관해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