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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Jun 27. 2021

[영화] <프리다>(2003)와 프리다 칼로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de Rivera, 1907~1954)에 관해서는 많은 분들께서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그만큼 잘 알려져 있는 화가죠. 작품 뿐만 아니라 굴곡 많은 삶의 이야기도 책과 영화를 통해서 대중에게 상세히 공개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프리다(Frida)>(2003)로, 셀마 헤이엑(Salma Hayek)이 프리다 칼로 역을 맡으며 멋진 연기를 펼쳐 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멕시코의 화려한 색감과 뜨거운 햇빛, 그리고 주인공 프리다 칼로의 강렬한 생의 의지가 잘 표현되어 있었답니다.




먼저 간략하게 줄거리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했지만 총명하고 아름다운 소녀도 자랐습니다. 칼로가 18살이던 1925년, 그녀가 타고 가던 전차가 버스와 부딪히면서 강철봉이 척추와 골반을 관통했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할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긴 시간 누워서 시간을 보내던 칼로는 누워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그림을 평가받고 싶어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57)를 찾아가게 됩니다. 칼로의 그림을 본 디에고는 그녀의 작품에서 비범한 에너지와 묘사력을 보았고, 1929년 이 둘은 예술적 동지를 넘어서 결혼을 하기에 이릅니다. 21살 연상의 디에고는 이미 두 번이나 결혼한 적이 있었고 수많은 여성편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외도를 일삼아 칼로는 고독과 상실감을 안고 살아갔습니다. 칼로는 “내 인생에서 충돌사고는 두 차례였는데, 한번은 교통사고였고 다른 한번은 디에고와의 만남”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헨리 포드 병원(Henry Ford Hospital)> 캔버스에 유채 30.5x38 cm 1932


프리다 칼로의 작품 세 점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헨리 포드 병원>은 프리다가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병실에 나체로 누워있는 프리다는 많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몸은 뒤틀린 채로 그려져 있는데, 상반신은 관객을 바라보고 있고, 하반신은 반대 방향을 향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프리다가 유산을 하고 난 뒤 그린 것으로, 6개의 오브제가 프리다와 연결되어 그려져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살펴보면, 생명이 잉태되는 과정을 묘사한 여성의 하반신 모형, 프리다가 잉태했을 태아, 달팽이, 골반뼈, 꽃, 의료기구가 그려졌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다친 자신의 신체, 임신부터 유산까지의 더디게 진행되는 과정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프리다(The Two Fridas)> 캔버스에 유채 173.5x173cm 1939


<두 사람의 프리다>는 디에고 리베라와 이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그린 작품입니다. 이 초상화는 프리다의 두가지 다른 성향을 보여줍니다. 왼쪽에 전통 의상을 입은 프리다는 핏줄이 잘려 피가 흐르듯 상처입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른쪽에 현대적 의상을 입은 프리다는 독립적인 모습입니다. 어린 시절 상상의 친구와 함께 놀던 기억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디에고와의 이혼 후에 느꼈던 절망과 외로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서진 기둥(The Broken Column)> 캔버스에 유채 40x30.7cm 1944


고통과 좌절은 칼로 작품의 주된 주제였습니다. 이 작품에서 칼로는 자신의 고뇌와 고통을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관객은 칼로의 몸에 구석구석 박혀있는 못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감내해야만 했던 괴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드로 그려진 칼로의 몸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천과 같은 것으로 일부가 감싸져 있습니다. 쇠로 만든 지지대로 겨우 지탱되고 있는 몸이지만, 칼로의 표정은 자못 진지하고 결단력있어 보입니다. 그녀가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통을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넘어선 듯 보입니다.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에도 프리다 칼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코코>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고유의 명절인 망자의 날(Dia de Los Muertos)를 다루고 있거든요. 죽은 자의 땅에 들어간 주인공 미겔이 죽은 가족의 영혼을 보게 되는데,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예술가로 프리다 칼로를 패러디한 모습이 나와요. 생전에 늘 함께했던 반려동물인 원숭이가 함께있는 모습입니다. 


인생에서 우리는 모두 슬픔과 고통을 계속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오롯이 받아들이고 예술로 승화해 낸 프리다 칼로. 여성으로서의 삶과 감정을 시처럼 캔버스에 표현해 낸 칼로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서 이 영화를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Written by 버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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