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리치
당신이 가족을 떠올릴 때 부모님과 형제 또는 자매가 먼저 생각이 났다면 이글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당신의 부모님은 아직 건강히 살아있고, 당신과 당신의 형제 또는 자매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글을 진행해보겠다.
당신은 가족과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 게 언제였는가...
부부가 에어비앤비로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 서적 '한달에 한도시'를 보면, 부부가 세계여행을 결심하고 떠나는 첫 여정에 부모님을 초대해서 같이 여행을 하는 내용이 소개된다.
'앞장서서 영어로 길도 물어보셨고 지하철에서는 옆사람과 주저없이 이야기도 나누셨다. 한번도 보지 못한 아빠의 모습이었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 한달에 한도시 : 유럽편 p34 -
여행이란 그렇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서 사람으로 하여금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패턴의 행동들을 끄집어 낸다. 상대의 새로운 모습에 신뢰가 더 생기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며, 친해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한달에 한도시' 저자가 보지 못했던 부모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이 오로지 여행 때문이었을까?...여행말고도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 또하나 있다.
바로 사람이다...
인격이라는 것은 앞에 마주 서있는 사람을 상대로 형성이 된다.
'아빠, 엄마'라는 부모의 인격은 온전히 '나'라는 자녀를 마주 했을 때 형성되는 모습이다. 평생을 마주하며 살아온 '나'는 그 모습들을 통해 '아빠, 엄마'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부모의 모습 또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부모의 모습, 낯선이들을 대하고 있는 내 부모의 모습이 때로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부모와 함께 외부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면 그런 모습들 마저도 '아빠,엄마'의 한 모습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런데 여행을 하지 않아도 '나'를 대하는 '아빠,엄마'의 모습이 미묘하게 변하게 되어 또 다시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것은 바로 결혼이다.
나의 아내, 나의 남편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초대하면서 부터 '아빠,엄마'는 며느리 또는 사위를 앞에 두고 부모의 인격과 시부모 또는 장인,장모의 인격이 섞이게 되면서 어릴적 부터 온전히 '나'앞에서만 보여주었던 '아빠, 엄마'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결혼은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행복한 축복의 과정속이지만, '나'만의 '아빠,엄마'의 모습이 서서히 잊혀지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행만큼 신뢰도나 친밀도에 변화를 주는 것은 없다. 그만큼 다이나믹하게 추억이 쌓인다. 가족 여행은 특히 더 그렇다.
필자는 결혼전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이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이다. 그때는 그것이 마지막인지 몰랐다.
온전히 '아빠'와 '엄마'와 '누나'와 '나'의 모습으로서 말이다.
당신은 당신의 가족과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 게 언제였는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면 혹은 예정이라면, 그전에 꼭 한번 당신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길 권해본다.
그것이 '아빠,엄마,나'의 마지막 추억이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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