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리치
초등학생 당시 슬램덩크의 등장인물들은 언제나 내게 어른이었다.
지금은 어느새 강백호보다 두배 이상 많은 나이가 되었고, 가끔 만화를 다시 찾아보곤 할 때면 기분이 묘해진다.
'나보다 형이었는데 지금은 나보다 어린...'
마치 내가 시간여행을 한 기분이랄까...
슬램덩크 연재기간 : 1990년 ~ 1996년 (약 6년)
슬래덩크 마지막 편을 보면 작가의 마지막 코멘트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6년도 넘게 걸렸는데 결국 작품속에서는 4개월밖에 안 지났네요...'
만화는 작가의 상상속 세계이다.
현실세계와 만화속세계가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이야기지만, 무언가 피부로 와닿는 느낌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블랙홀 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밀러 행성에서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과 같은 흐름의 시간이다.
좀더 세분화 하면 밀러행성에서 10분은 지구에서 약 1년 2개월이다.
영화에서는 예기치 못한 해일을 만나면서 행성에서 3시간을 허비하고 만다. 그 사이 지구에서는 21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물론 영화속 이야기며 작가의 상상속 세계이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를 수 있다는 상대성이론의 기본 컨셉을 바탕으로 제작 됐다는 점이 문득 이런 생각을 나게 했다.
만약 지구보다 중력의 영향을 약하게 받는 행성이 있다면, 그곳은 지구보다 시간이 더 빨리 흐르지 않을까...지구에서 10분이 다른 행성에서는 1시간, 1개월 또는 1년이 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10분이란 시간은 범우주적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사실 범우주적으로 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시간의 영향력은 알 수 있다.
지구안에서도 시간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힘을 발휘한다.
두끼 굶은 상태로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10분의 시간과...
문제를 반밖에 풀지 못한 상태에서 남겨진 10분의 시험시간...
그 가치의 차이는 천지차이를 넘어선다 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시간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만 그 가치를 발휘한다.
10분을 1년처럼 충분히 이용하고 누리며 살 것인가...
1년을 10분처럼 의미없이 빠르게 날려 버릴 것인가...
지구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이 아닌 당신의 태도가 그것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