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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Jun 23. 2018

29화 - 신용카드를 쓰는 시간

타임리치

신용카드를 신청 후 우편으로 처음 받았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는가


그 봉투를 뜯을 때 마치 선물 포장을 여는 듯한 느낌은 없었는가

그 안에 세련된 향기가 담긴 안내문과 차디찬 금속 느낌의 카드를 만질 때의 기분은 혹시 설레이지 않았는가

그 카드로 처음 무언가를 지불했을 때에 혹시 짜릿하지 않았는가

그저 지불 수단의 하나일 뿐인데 당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당장 돈이 없어도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www.loungebuddy.com/MUC


                                                                                                                                             

연회비를 내고 고급 바우처를 받은 후 고급 라운지로 들어갔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는가
누구도 쉽게 입장하지 못하는 곳을 당신은 들어갈 수 있었다.

카드를 소지만 하면 당신은 VIP 대접을 받는다.
발렛은 기본이고 할인되는 곳도 많다. 쓰면 쓸수록 적립도 된다.
물건이 비싸도 무엇이든 살 수 있다. 무이자 할부로 사면 부담되지 않으니까...

신용카드는 당신이 실제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착각을 준다.

그것은 신분상승이 된 듯한 느낌과도 같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finance/833262.html

                                                                                                                                            

한국의 가계부채는 이제 1500조로 향해 가고 있다.

"응? 신용카드는 빚이 아닌데..."

신용카드는 한달후에 상환해야 하는 대출이다. 엄연히 빚이다. '대출'이란 단어를 '신용카드'라고 바꿈으로써 부정적 이미지에서 긍정적 이미지의 지불수단으로 인식돼버렸다.

단말기에 긁기만 하면 무엇이든 당신의 것이 된다.

그리고 부채도 당신의 것이 된다.

신용카드는 습관을 만들어 준다.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을 고착화시킨다. 
이것이 실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지는 주된 원인이 된다.

100만원을 한달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신용카드는 1000만원을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신용대출로 이어지고, 이것은1억원을 미리 당겨 쓰게 되는 부동산 대출로 이어진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듯 빌리는 액수에 대한 부담감은 점점 무뎌지게 된다. 

갚으면 되니까...


                                                                                                                                             

"사람들 대부분이 빚을 갚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빚을 갚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직장인들에게 물어보면 평균적으로 '15년'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금융기관의 자료를 보면 평균 24년이 걸린다."    - [앞으로5년,빚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중 - 

내 능력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꽤 중독적이다. 하지만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다. 한달만 지나도 그 느낌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기 십상이다.

남아있는 것은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 뿐이다. 그것도 24년 동안이나...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탓하지 말자.

모든 것은 1~2만원도 당겨 쓰는 당신의 신용카드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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