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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Sep 06. 2018

91화 - 신용카드가 사라진 후의 시간 (경험#3)

타임리치


부자여행을 떠났다. 내용은 이랬다.


공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발권 창구에 북적였지만 비즈니스석 티켓을 예약했기에 대기없이 발권을 한 후 짐을 부칠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책을 보다가 탑승시간에 맞춰 게이트로 향했다. 역시 줄서는 시간없이 탑승 순서에 우선권이 주어졌다. 비행 중에는 넓은 공간 때문에 독서와 휴식을 취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에도 우선권이 주어졌다. 짐을 찾을 때에도 우선권이 주어졌다. 첫번째로 나오는 캐리어 가방이 우리의 것이었다.


바로 예약돼있던 호텔로 향했다. 여유를 누리고자 고급 패키지 서비스를 예약했다. 호텔에 도착하니 직원이 내 명단을 갖고 있었다. 그는 발렛을 해주고 객실로 짐을 가져다 줬다. 체크인 창구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우리의 체크인 전용 창구는 따로 있었다. 대기없이 체크인 후 서비스를 누리기 시작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모든 레스토랑과 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주어졌다. 그외에 티타임 이용권, 와인 이용권, 풀 파티 이용권, 무제한 칵테일 이용권, 액티비티 이용권도 주어졌다. 더구나 가격에 제한이 없었다. 음식을 주문할 때 메뉴판에 가격을 보지도 않고 시켜본 것은 처음이었다. 어느 레스토랑을 가든 좋은 자리가 우선적으로 주어졌다. 어떤 레스토랑은 두번 이상 방문을 하니 직원이 우리의 얼굴을 알아보고 예약 명단을 확인하는 대기시간도 없이 바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체크아웃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대기는 필요없었다. 직원이 발렛 서비스로 우리의 차를 갖다주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여전히 사람들은 북적였지만 우리는 대기없이 발권 후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역시 대기없이 탑승이 가능했다. 넓은 좌석에서 휴식을 취한 후 우선적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후 대기없이 짐을 찾은 후 공항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여행은 마무리 됐다.


부자가 되는 첫번째 단계는 부자가 됐을 때의 느낌을 미리 느껴보는 것이다. 그래야 그것을 이루고 싶은 강렬한 열망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혼동한다.


부자의 느낌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과 부자인 척 흉내내는 것을 헷갈려한다. 둘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다. 같은 부자의 혜택을 누려도 밑바탕의 심리 상태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전자는 그 혜택들을 여유자금으로 결제하고 후자는 빚(신용카드)으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후자는 혜택의 후반부로 가면 갈 수록 누려도 누리는 게 아니게 된다. 혜택이 끝나면 이제부터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여행에는 분명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여행이 끝난 후의 일상에 그 어떤 여파도 미치지 않았다. 비용 결제를 여유자금으로 했기 때문이다. 여유자금은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하면 없어져도 되는 돈이다. 그랬기에 아무런 부담없이 호텔 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다. 심지어 일부 누리지 못한 서비스도 있었다. 그러나 손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쫓김없이 나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그것은 서비스가 끝난 이후에도 갚아야 할 돈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유자금은 여유를 만들어 줬다. 여유가 생기니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지게 됐다. 남들과의 비교 또는 남들의 인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아내는 2만원 짜리 드레스를 입고 나는 집에서 입는 반바지를 입은 채 호텔안을 돌아다녔지만 주변의 시선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가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 여유자금은 어떻게 얻게 된 것이었을까? 원래부터 돈이 많았으니까? 절대 아니다. 나와 아내는 이 여유자금을 모으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첫번째 단계는 바로 신용카드를 없애는 것에서 부터 시작했다.


출처 - http://venuswannabe.com/1356


현재 신용카드를 제거한 지 8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이전의 나였다면...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이 생기면 일단 신용카드로 미리 결제하고 이후에 월급으로 조금씩 갚아가는 것을 택했다. 그것이 나의 전형적인 소비패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벽하게 자리잡은 새로운 습관 하나가 생겼다.


원하는 것이 생기면 일단 돈을 모으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푼돈 하나 의미없게 쓰려하지 않는 것이다. 소비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면 일단 저축계좌로 이체시킨다. 그리고 해보고 싶었던 일, 가고 싶었던 곳, 사고 싶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그것들이 나의 원래 목적이었으니까...


돈을 모으는 것에 단위는 중요하지 않다. 내 통장 잔고에 10010원이 있다면 10원을 저축통장으로 옮기는 행위가 중요하다. 저축은 곧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습관은 소비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내가 정말로 원하고 필요한 것에만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검소하게 사는 삶을 말하는 게 아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것에 절제를 하는 것 뿐이다. 절제가 반복되다 보면 원했던 것을 아무런 부담없이 최고 수준으로 얻어가는 결과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비용대비 결과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뽕을 다 뽑아내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필자의 부자여행처럼 말이다. 그것은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며, 그 여유는 신용카드가 아닌 여유자금에서 비롯된다.


여유자금을 모으는 행위에는 또 하나의 순기능이 있다. 바로 성취감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순간 이제 더이상의 노력은 필요가 없으며 원했던 것을 그저 맘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런 느낌은 노력하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믿음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자신감은 행동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그렇게 되면 노력의 능력치가 올라가게 된다.


다시 말해서 여유자금을 모으는 능력이 더 뛰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더 높은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능력치는 더욱더 상승한다. 결국 모이는 순자산이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부자가 되는 공식이다.


절제의 노력 끝에 보상이 와야 능력치가 올라간다.


신용카드는 정확히 공식의 반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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