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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투자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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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정재연 Aug 23. 2021

투자단상(斷想)_2021. 8. 23.

인싸가 된 개미들

나는 개인투자자들이 쌓은 성은 모래성과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개인투자자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다. 개인으로 묶이는 투자 그룹은 판단 주체들이 기관/외국인들에 비해 훨씬 더 많다. 투자자들마다 성향, 경험, 환경 등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같이 뭉쳐있어야 굳건한데 그럴 수 없으니 모래나 다름없다.


사실 '개인'에 속하는 그룹은 기관/외국인이 카운터파티(counter party)일 뿐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샀다면 개인은 그날 산 것처럼 보일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기관과 외국인이 팔아 지수가 하락했다면 개인들이 똘똘 뭉쳐 그것을 떠받친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개인들 중에는 산 사람도 있고 판 사람도 있다. 모래 한 알 한 알이 제 갈 길 갔을 뿐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그 모래들이 자갈이 될 수는 없지만 물먹은 모래 마냥 끈끈해지고 있다. 여러 이유들이 있다. 2000년대 초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금껏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 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그 수많은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인투자자들도 정보력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를 해석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 때까지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들러리일 뿐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애널리스트들의 뷰는 더이상 펀드매니저의 전유물이 아니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유튜브를 통해 스트 애널리스트의 의견과 명석한 투자자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투자판단에 있어 수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 기업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뷰를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니깐 그냥 사면 되지 뭐.'라고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비대면 트렌드로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가 수요가 증가할 것 같아.'라는 식의 판단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정보나 지식들을 찾아보려면 쉽지 않지만 이제는 누군가 그것들을 대신 해주기에 듣고 이해만 하면 된다. 명확한 투자 근거가 생겼으니 주가등락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런 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아졌다는 것이다. 모래알이 물을 먹고 서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더 강화될 것이다. 이미 세상은 변하고 있었고, 지금도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투자자의 역할이자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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