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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Nov 24. 2021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날거니까

엄마의 독후활동 2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글 │ 안녕달 그림



 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두 아들을 키우신 아주머니 한 분이 있어요. 아침 등원시간에 정신 없이 아이들 챙겨 우르르 나가서 가까스로 엘리베이터를 타면 “아이고 너희들 유치원 가는 구나!”하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이시지요. "힘은 들어도 지금이 참 좋을 때다, 다 키워두고 나니 요 때가 너무 그립다" 말하시는데 그럴 때 마다 "저는 다 키우신 아주머니가 너무 부럽네요"라고 말씀 드립니다.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마음에 여운이 남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윤여림 글, 안녕달 그림의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입니다. 너무 유명한 책이죠. 독후활동을 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써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읽으셨으리라 생각되지만, 저와 아이가 느낀 감정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엄마 없이 하룻밤을 유치원 친구들과 보내고 오게 되는 아이의 엄마가 지난 날을 회상하며 쓴 책이에요. 잠깐만 보이지 않아도 불안했던 서로가 금방 다시 돌아온다는 걸 알게 되며 조금씩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성장했어요. 엄마도, 아기도요. 언젠가 아이가 아주 아주 오랫동안 엄마와 떨어져 있는 날을 위한 연습이겠죠. 이 연습 덕에 아이는 재미나게 세상을 누비고, 엄마는 재미나게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을 거에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요. 엄마가 아이에게 보내는 한편의 편지 같은 따뜻한 마음이 녹아져 있는 책입니다.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부터 두 돌 정도 무렵까지는 엄마의 손이 안 닿는 곳이 없지요. 먹고, 씻고, 자고, 노는 하루 24시간이 엄마와 함께니까요. 점차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며 아이는 자라납니다. 양말도 혼자 신을 수 있고, 밥도 스스로 먹을 수 있고, 어느새 발 사이즈도 저와 비슷해 질만큼요! (제가 유난히 발이 작긴 하지만요) 어린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첫째 아이는 유난히 더 커 보여요. 혼자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고, 이젠 동생을 잘 챙겨주는 든든한 형아 입니다. 그래서 이제 많이 컸구나 싶은 우리 형아가 이 책을 읽을 때, 눈물을 뚝뚝 흘릴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책 속의 엄마와 아이가 헤어지는 부분이 너무 슬펐대요. 저희 아이 유치원에도 엄마아빠와 하루 떨어져 유치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캠프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캠프는 취소되었지만,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에는 캠프를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지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와 하루 헤어진다는 게 덜컥 겁이 났던 모양이에요. 엄마랑 영원히 안 헤어질 거라고 울며 불며 난리가 났고요. ‘아이고 우리 형아도 아직 아기는 아기구나’ 싶어서 마음이 몽글 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를 달래느라 한동안 안고 있었던 품 안의 온기가 아직까지 생생해요.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아이보다 엄마에게 눈이 갔어요. 어느새 훌쩍 자라 자신만의 모험을 떠난 아이의 방에서 아이를 그리워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제 미래의 모습이 겹쳐졌다고 할까요? 내년이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고,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갑니다. ‘아이고 어느 세월에 이것들을 다 키우나’ 했던 시간은 제 생각보다 빨리 지나 갔네요.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하루 하루 성장의 단계를 밟아 가는 저희 아이들을 보며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아주머니가 곧 제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 때에 아이들 보다 제가 적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빨리 커서 독립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저인데요. 언젠가 아이가 힘들어 엄마 품을 찾을 때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얼마간의 시간 뒤 또 다시 날아갈 때 든든하게 도전을 응원하는 엄마가 되려면 저도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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