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채권⑪ 채권 구입으로 애국심을 보여주세요 1
3. 제1차 세계대전 - 당신의 애국심을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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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 2021
찰리 채플린의 영화 <본드(Bond)>의 한 장면
흑백 화면에 찰리 채플린이 등장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독일군 복장의 군인이 나타나 위협적으로 자유의 여신을 괴롭히면서 긴장감이 흐른다.
사실상 폭력배 같은 그를 말리거나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잠시 후 엉클 샘(미국을 대표하는 캐릭터)이 나타나고 채플린은 그에게 전쟁 채권을 구입했다.
영화 본드에서 군인에게 소총을 지급하는 모습. 왼쪽에 미국을 대표하는 엉클 샘이 보인다 <출처 : 위키피디아>이 돈을 받은 산업 노동자가 미군에게 소총을 지급하는 영상이 나오고 이에 감명받은 채플린은 바지에 꽁꽁 숨겨놨던 돈을 꺼내 더 많은 채권을 구입하자 더 많은 소총이 군인들에게 지급된다.
모두가 굳게 손을 맞잡으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10분짜리의 이 영상은 1918년에 제작된 영화 ‘본드(The Bond)’로 미국의 전쟁 채권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 영화다.
전쟁 채권 판매를 위한 홍보 참여
찰리 채플린이 출연한 것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그의 자서전에서 이 영화에 직접 출연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 버전까지 만들어져 상영되었다.
독일의 야만성을 강조한 포스터 <출처 : 위키피디아>이렇게 유명 예술가들은 물론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영화배우들까지 두 팔 걷고 나서서 전쟁 채권 판매에 열을 올렸다.
대중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들보다 더 효과적인 사람들은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까지 홍보를 하고 전쟁 채권을 팔아야 했을까? 그 이유는 채권 판매를 통해 들어온 돈으로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식 도입
미국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되자 정부는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남북전쟁 때 제이 쿡이 시행했던 전쟁 채권 판매로 방향을 잡았다.
전쟁 채권 홍보용 포스터 <출처 : 위키피디아>재무부 장관인 윌리엄 맥아두(William Gibbs McAdoo)는 애국적인 호소문으로 일명 자유 채권(Liberty Bonds)이라 불린 전쟁 채권을 발행했고 판매를 시작했지만 초창기 판매는 굉장히 부진했다.
비록 1차 발행 목표인 20억 달러에는 성공했지만 사람들 반응도 좋지 않았고 호응도 크지 않았다. 액면가 이하로 판매되는 경우도 발생해 사실상 구매자가 손해를 보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런 상태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판이었다.
1918년 자유 채권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당시 ‘적대국인 독일 출신 은행가들이 장난질을 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독일계 금융가에 대한 반목도 강했다. 심지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이러한 사실 관계를 직접 확인 조사를 할 정도였다.
공공정보위원회(CPI) 설치와 적극적인 캠페인 시행
결국 대대적인 판매 방식의 수정이 필요했다.
재무부는 미국 역사상 홍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최초의 정부 기관인 ‘공공정보위원회(CPI, Committee on Public Information)’와 손을 잡고 체계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했다.
애국적인 문구를 대중화시키기로 하였고, 공격적인 캠페인을 통해 자극적인 선전 문구를 배포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4분 연설자(Four Minute Men)'가 새로 탄생했다.
4분 연설자 포스터 <출처 : 위키피디아>이것은 대통령에 의해 승인된 자원 봉사자 그룹의 연설이었다. 공공정보위원회(CPI)로 부터 부여받은 주제를 갖고 4분 동안 연설을 하는 것으로 1917 ~ 1918년까지 약 5,200개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연설가 75,000명을 초빙하였다.
4분 연설자의 대성공
이들은 미군의 전투 상황과 이를 극복하는 노력의 과정을 직접 무대에 올라 연설하였다. 대표적으로 전국의 영화관 연설이 있었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의 릴을 교체하는 짧은 시기에 이들이 직접 출연하여 4분 동안 미군의 상황과 전쟁 채권의 당위성, 적극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대해 연설했다.
1918년 더글러스 페어뱅크의 대중 연설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