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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Oct 01. 2021

짐 크로 법과 시민권 법

미국의 노예 제도 17

짐 크로 (Jim Crow laws) 법은 미국 내 흑인과 백인의 인종을 분리시킨 법이다.


1876년 제정되어 1965년까지 약 90여 년 간 미국 사회를 점령한 정책이다.


짐 크로법과 분리평등정책


역설적이게도 "분리되어 있지만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라는 '분리평등정책'이 사회적 용어로 사용되어 교묘하게 흑인을 위한 내용으로 포장되어 사용됐다.



분리평등정책을 풍자한 그림 <출처 : 위키피디아>



짐 크로법의 유래는 영국에서 이민 온 백인 코미디언 토머스 다트머스 라이스(Thomas Dartmouth Rice)가 흑인 분장을 하고 뮤직 코미디를 한 공연에서 유래했다.


당시 무대에서 흑인으로 보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한 블랙 페이스로 분장을 하고 시골의 초라하고 무식한 흑인을 연기해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 출연한 흑인의 이름이 짐 크로였다.



토머스 다트머스 라이스 <출처 : 위키피디아>



사실상 이때부터 ‘짐 크로(Jim Crow)’라는 단어가 ‘니그로’(흑인)를 뜻하는 경멸적인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짐 크로법의 진실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여기에 사용된 법을 일명 ‘짐 크로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법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 지역에서 흑인들을 차별하기 위해 사용된 방법에서 유래한 것이다. 백인들이 다니는 학교나 식당, 교통수단을 흑인들이 같이 이용하지 못하게 분리한 것이다.


사실상 흑인을 박해하기 위한 차별법이었고 군대 내에서도 백인과 흑인 부대가 따로 존재할 정도였다. 주 정부의 법안이었지만 연방정부도 이를 동조한 판결을 적용했다.



짐 크로의 악보 초판 표지(1832)  <출처 : 위키피디아>



대법원은 여러 차례 이 법을 준수하는 판결을 내려 사실상 보이지 않는 흑백 인종 정책을 지지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1896년 판결된 ‘플래시 대 퍼거슨 사건’은 철도 이용 시, 흑인과 백인이 타는 객차를 따로 분리해 사용할 것을 허용했다.


분리평등정책과 인종차별


'분리되어 있지만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라고 교묘하게 합법화시킨 것이다. 사실상 인종 차별을 두둔한 것이다.


이 법으로 흑인들은 백인에 비해 열등한 대우를 받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였고 교육을 포함하여 사회‧ 경제적으로 수많은 불평등 사례를 만들었다.



1939년 오클라호마 시티의 전차 터미널에 있는 흑인용 식수대 <출처 : 위키피디아>



당시 산업의 발전이 더딘 남부는 여전히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고 밑바탕에는 흑인 소작농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의 노동력은 남부 경제를 지탱하는 원동력이었지만 백인 농장주들은 "흑인과 백인은 평등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것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 짐 크로법 이었다.


결국 남부의 흑인은 너무도 많은 차별 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북부와 동부, 중서부에 있는 도시로 이주를 하기 시작했다.


일명 '흑인대이동'이었다.



흑인 대이동 당시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불평등을 깨기 위한 수많은 노력


불평등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이 법을 깨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도 이를 없애지 못했다.


결국 인종차별에 대한 위헌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954년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원회 재판 사건'이었다.


이는 남부의 17개 주에서 흑인과 백인이 같은 공립학교를 다닐 수 없게 만든 주 정부의 법은 사실상 불법이라고 연방대법원이 판결한 것이다.



1957년 당시 101 공수사단의 경호 아래 센트럴 고등학교로 등교하는 9명의 흑인 학생들 <출처 : 위키피디아>



이 결과로 미국 전역에 흑인과 백인이 같은 학교에 다니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과거 인종 차별을 승인한 '플래시 대 퍼거슨 (1896년) 사건' 결과가 뒤집히면서 짐 크로법이 폐지되는데 앞장서게 되었다.


1964년 시민권법의 제정과 짐 크로법의 폐지


결국 린든 존슨 대통령에 의해 1964년 '시민권법(Civil Rights Act)'이 제정되면서 사실상 남부의 짐 크로법은 폐지되었다.



1965년 투표권법 서명식에서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만나는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남북전쟁의 과정에서 탄생한 노예 해방 이후, 흑인들의 인권이 제자리를 찾는데 걸린 시간은 결국 100년이 더 지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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