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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7. 2021
제분법의 혁명을 불러온 올리버 에반스
기술과 산업의 발달 2
발명가이자 엔지니어, 사업가인 올리버 에반스는 1755년 델라웨어주 뉴포트에서 태어났다.
당시는 문맹이 당연한 시절이었다.
독학으로 학습한 에반스
그가 태어난 곳은 워낙 외진 지역으로, 사실상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은 무리였다.
올리버 에반스 <출처 : 위키피디아>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기술과 관련된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발명에 높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사람의 노동력이 투입되지 않고 자동으로 운영되는 제조 공정을 설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대표작이 자동화된 제분공장이었다.
인력에 의존하는 제분업의 태동
영국의 영향을 받아 1780년대 초부터 불기 시작한 산업화의 바람은 제분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당시 제분업은 밀을 수확 한 후 바로 공장으로 이동, 오로지 사람의 노동력으로 다양한 단계를 거쳐 밀가루를 만들었다.
1790년 자동화 제분소를 위한 에반스의 설계도 <출처 : 위키피디아>하지만 한 단계가 끝나고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작업물을 들고 날랐다.
이때 청결하지 못한 환경으로 지저분한 이물질이 자주 섞였다. 바닥의 흙은 물론 먼지, 벌레 등이었다.
깨끗하지 못한 공장 내부와 지저분한 노동자들의 작업 활동 등으로 가루로 만든 밀에 불순물이 뒤섞여 품질도 좋지 않았다.
위생상의 해결도 필요했지만, 워낙 많은 물량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시간과의 싸움이 더 중요했다.
자동화 시스템의 고안과 호퍼 보이
에반스는 이런 불편함과 저품질을 개선하고자 자동화 시스템을 고안하여 적용시켰다.
일명 버킷 엘리베이터와 호퍼 보이라 불리는 공정이었다.
호퍼 보이와 자동화된 밀가루 선별 과정 <출처 : 위키피디아>완전 자동화된 생산 라인과도 같았다.
사람의 노동력은 최소화하여 더 많은 밀을 제분화 하는 데 성공했고, 이 발명을 사업화하는데 7년의 세월과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1790년 연방 특허법이 처음 도입되었다. 발 빠른 에반스는 세 번째로 미국 특허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투자한 돈을 회수할 정도로 많이 벌지 못했다.
저작권 보상 개념이 희박한 시기였고 사용하는 이들의 의식도 부족해 모조품과 복제품이 범람했기 때문이다.
복제품을 만든 업체와의 지루한 소송 과정도 그를 힘들게 했다.
미국 특허청에서 발행한 특허장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특허권 다툼과 복제품의 범람, 지루한 소송
더 황당한 것은 그의 특허 만료기간이 빨리 돌아오기만을 고대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복제품을 만들어 놓고 특허가 종료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넘쳐날 정도였다.
당시 특허 기간은 승인 후 15년을 부여했다.
에반스는 1805년에 종료되는 그의 특허기간이 너무 짧아 재연장이 필요하다는 청원을 올렸고, 제퍼슨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 다시 15년의 시간이 추가로 연장되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실망보다는 불만을 드러냈고, 이 결과를 납득하지 못했다. 아예 대놓고 그의 기술을 무단 사용하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었다.
1813년 토머스 제퍼슨의 편지 <출처 : 위키피디아>마침내 1809년 볼티모어의 밀러 지역에서 새뮤얼 로빈슨(Samuel Robinson)이란 사람과 소송이 붙었다. 로열티를 요구하는 에번스에 대해 당시 청구 금액(당시 2500달러)이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이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면서 에반스를 비방하는 편이 압도적이었다. 에반스가 오직 돈 밖에 모른다는 악평과 비난이 쏟아졌다.
에반스에 대한 악평과 비호감
평소 에반스는 우울증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잦은 분노 표출과 과도한 표현, 행동 등이 많았다.
재판 시, 사람들에게 적대감과 실망감을 갖게 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사실상 극도의 비호감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탁월한 발명품으로 이를 못마땅해하는 경쟁자도 많았고 시기 질투는 물론 그의 발명품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에반스의 고압 증기 기관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결국 로빈슨과의 소송은 적정한 합의하에 마무리되었으나 비평가들의 맹렬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원인 등으로 시대를 너무 빨리 앞서간 그의 업적에 비해 명성이 높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그의 제분공장은 세상을 바꾸었다.
제분 혁명과 인류 복지의 기여
이른바 ‘제분 혁명’이라 하여 제분소의 규모가 대형화 하는데 성공했고, 수익성이 커진 기업은 더 많은 공장을 지었다.
말년의 에반스 <출처 : 위키피디아>품질이 좋아지고 가격이 하락한 밀가루는 더 낮은 가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빵을 제공했다. 더 놀라운 것은 집에서 직접 빵을 만들지 않고 사 먹는 것이 훨씬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가정은 제분 노동에서 해방되었고, 다른 생산성 높은 일을 찾아 매진할 수 있었다.
특히 전쟁 시에 흔히 발생되는 식량 부족 사태는 그의 제분공장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는 총 80여 개의 발명품 목록을 작성했는데, 과학·기술 역사가들은 자동차의 헨리 포드(Henry Ford)와 더불어 공정화된 조립 라인의 선구자로 그를 첫 번째 사람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