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에 발생된 대공황(Great Depression)은 금융 산업의 붕괴가 얼마나 무섭고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주는지 몸소 깨닫게 해 준 사건이었다.
대공황 당시 무료 급식소에 모인 사람들 <출처 : 위키피디아>
공황의 후유증을 뼈저리게 깨달은 연방정부는 이후 경제 악화로 인한 금융 붕괴를 막기 위해 철저한 대응을 진행해 나갔다.
집행을 맡은 대표적인 기관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였다.
금융위기와 경제 공황이 발생하면 연준(Fed)은 바로 실행에 나섰고 이러한 노력은 미국 내 금융정책 시행은 물론 유럽 국가들과 국제적 공조를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금융 혼란을 막는데 주력하여 실물 경제까지 위기의 불길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건물 <출처 : 위키피디아>
대공황을 통해 깨달은 교훈
이것이 대공황을 통해 깨달은 가장 중요한 교훈이었다.
하지만 뼈저린 교훈에도 미국 내 금융위기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사실상 인간이 가진 탐욕과 돈에 대한 욕망이 그 원인이었다.
정치, 외교 등 국가 위기의 문제 해결 시, 과거의 역사적 경험과 교훈은 잘 지켜지고 반영되어 왔다. 하지만 유독 금융과 경제 관련 위기는 매번 동일한 형태의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다.
역사적 교훈을 놓쳐서일까? 그렇지 않다.
엄청난 손실을 불러오는 금융위기의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산은경제연구소 이규원 선임연구원의 의견)
하나는 돈이 부족한 유동성 부족((Illiquidity)과, 다른 하나는 돈을 지급할 수 없는 지급불능(Insolvency, 파산) 상태로 구분되는 것이다.
미국 화폐인 달러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의 차이
유동성 부족은 말 그대로 갚아야 할 채무에 대해 지급할 수 있는 기본적 능력은 갖고 있으나, 지금 수중에 돈이 없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말한다.
쉽게 얘기해 모라토리엄(Moratorium)으로 채무 상환이 유예된 것이다.
지급불능(파산)은 갚아야 할 채무에 대해 이자는 물론 아예 원금도 지급하기 어려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한 마디로 디폴트(Default)인 지불 불능 상태를 의미한다.
이 두 가지의 경우는 매우 유사한 것처럼 느껴지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유동성 부족은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부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어려움만 극복하면 회생이 가능한 상태이다.
현대 금융의 메카, 월스트리트 <출처 : 위키피디아>
이는 해당 국가의 중앙은행이 긴급자금을 금융권에 지원하여 당장의 불을 끌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빌려온 차입금의 상환이 가능함은 물론 장기적으로 자산의 가치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반대로 지급불능은 갚아야 할 부채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아예 초과해 버린 상태로, 단지 긴급자금을 지원한다고 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일시적인 자금만으로 무너지는 뚝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지급불능의 경우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야지만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면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두 가지 중(유동성 부족인지 지급불능인지)에 어느 것인지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1929년 주식 시장의 공황 <출처 : 위키피디아>
발생 원인에 따라 중앙은행이 개입(유동성 부족) 해야 할지, 다른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개입(지급 불능) 해야 할지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명확한 의사결정의 어려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유동성 부족 or 지급불능)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사태가 터지고 나면, 원인을 찾는 것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로 급한 불을 끄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빠르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부시 대통령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유동성 부족의 경우, 대표적인 사건이 연방준비제도가 중간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건'과 '2008년 금융위기' 사건이 있었다.
반대로 지급불능 사태의 대표적인 사건은 1980년대 후반에 발생된 ‘주택대부조합(S&L, Savings & Loans Association)’ 파산 사태였다.
주택대부조합 파산 사건은 연방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해결한 것이다.
저축대부조합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이것은 1980년대 초반부터 주택대부조합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파산의 문제점이 서서히 생겨났으나, 연방정부의 정책적 오류 등으로 위기가 확대되었다가 1995년에 마무리된 대표적인 금융위기 사건이었다.
레이건 대통령 시대에 발생된 문제를 그다음 대통령인 부시 대통령 시대에 마무리된 것으로, 결국 해결하는 데 투입된 자금은 미국인의 세금이었다.
지급불능의 금융위기를 해결하는데 서민들의 돈(세금)이 사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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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정엽 입니다.
참 오랫만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글을 올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제 개인적인 일이 많이 있었고 변화도 생겼지만, 힘들고 지칠때 브런치에 들어와
다른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며, 마음 속 위로를 얻고 힘을 낸 적이 많았습니다.
이것이 브런치가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경제사에 관한 글을 끄적이다가 다시금 내용 정리를 하면서,
조심스레 연재를 이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 결심이 생겼습니다. 몇 년간 관련 책들을 읽으며 보다 더 깊어진 내용과 알찬 구성으로 오랫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보답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정기적으로 작성하여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게 게으름 피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제가 올린 글 중에 필요한 부분을 모아, 지난 달에 하나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여기에 관한 부분은 좀 더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루한 장마지만, 마음은 항상 따뜻한 기운이 가득차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정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