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요리, 시나몬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사치에가 굽던 빵이 있다. 시나몬 롤이다. 손님 한 명 없는 가게를 매일 지키고 있는 사치에를 보며 숙덕 대던 할머니들은 어느 날 시나몬 롤 냄새를 맡고 가게 문을 열게 된다. 그 날 이후로 매일 시나몬 롤과 커피를 찾는 단골손님이 되었다. 오븐 안에서 구워지며 코를 찌르는 시나몬 향과 쭉쭉 찢어지는 빵 결을 보고 있자면, 할머니들이 왜 그곳의 단골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카모메 식당의 이야기는 성나지 않은 파도처럼 그저 잔잔하게 흘러간다. 아주 특별한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 각자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만나고, 음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눈다. 사치에가 마음을 나누고 위로를 전하는 방법은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만들어 전하는 것이었다. 우두커니 혼자서 공간을 메우던 그곳은, 결국에는 사치에의 진심을 아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된다.
빵을 만드는 것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어느 일이나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만큼의 열매가 맺히듯 말이다. 그것은 곧 마음을 쏟는다는 말이니까. 사랑도, 요리도, 삶도 그렇다. 그만큼의 마음을 받는 대상은 알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주고받으며 맛있는 빵이 만들어진다.
따뜻한 우유와 계란에 강력분, 드라이 이스트, 설탕, 소금을 넣고 한 덩어리의 반죽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버터를 넣어 부드러운 반죽을 만들고 발효의 시간을 가진다. 그동안 시나몬 롤의 향과 맛을 책임지는 필링을 만든다. 백설탕보다는 황설탕으로 색감과 향을 더하기로 한다. 여기에 시나몬 파우더를 취향만큼 넣는다. 기호에 따라 다진 피칸이나 호두를 넣어도 고소한 맛을 더해주니 좋다.
발효를 한 반죽은 꺼내어 가스를 빼는 둥글리기 작업을 해준 뒤, 밀대로 밀어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든다. 그 위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필링 재료를 가득 뿌린다. 그리고 돌돌 말아준 뒤 일정한 크기로 잘라 팬닝 하고 오븐에 구워낸다.
이제 달콤한 빵과 먹을 따뜻한 커피나 우유만 준비하면 된다. 한 김 식힌 롤은 한 덩이씩 뚝 떼어 접시에 덜어놓고, 슈가파우더와 우유를 섞은 글레이즈를 살짝 뿌려주거나 조금 더 진하게 먹고 싶다면 크림치즈 프로스팅을 듬뿍 얹어도 좋다. 여럿이 모여서 나눠먹기 좋은 빵이다.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어느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요리는 수많은 과정들이 이어져 더해지지만 어떤 부분의 소홀함은 결국에는 드러난다. 정성으로 시작해 정성으로 끝나는 일이다.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요리를 먹을 당신의 입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그래서 마음을 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만들 요리의 소중함을 알고, 나의 요리를 먹을 당신의 소중함과 가치를 아는 사람. 수많은 과정 가운데 마음을 담아낼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