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적 교사의 책 읽기 (1)

도파미네이션

by 정지영

애나 렘키(Anna Lembke)의 [도파미네이션](Dopamine Nation)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도파민의 영향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끊임없이 보상과 자극을 추구하는지, 그로 인해 진정한 자율성과 행복을 상실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도파민은 인간이 느끼는 쾌감과 만족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끊임없는 보상을 추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도파민의 과도한 자극은 즉각적인 만족에 의존하게 되어, 장기적인 행복과 성취를 놓치기 쉽게 만듭니다.


동시에 도파민은 학습과 동기부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절한 수준의 도파민 자극은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역학을 이해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스토아 철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특히 교사와 학생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해보면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도파민의 영향과 스토아적 통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온라인 게임 등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하는 기술 환경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러한 자극에 대한 중독은 마치 강력한 자기장을 지닌 자석처럼 우리의 의식을 끌어당기며, 멈추기 힘든 사이클에 빠지게 만듭니다. 교사 역시 이러한 자극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제공합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고통이 생긴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사로서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것—학생들의 반응, 학부모의 기대—에 너무 큰 의미를 두기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자신의 반응과 태도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업 중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않는다고 해서 교사의 가르침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식으로 수업을 개선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자율성 회복: 욕망을 넘어선 자유

저자는 우리가 도파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삶을 살 때, 자율성을 상실한다고 경고합니다. 도파민에 의해 우리의 행동이 통제되면, 스스로 무엇을 할지 선택할 자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는 마치 눈앞의 작은 보상을 쫓느라 장기적인 목표를 잊는 것과 같습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러한 욕망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되찾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명상록에서 끊임없이 이성적 판단을 통해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의 행동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교사로서 우리는 학생들의 즉각적인 칭찬이나 학부모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의존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즉각적인 반응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교육의 목표는 우리 손 안에 있으며, 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교사로서의 자율성: 도파민적 사회에서 자유로워지기

현대 교육은 도파민적 중독의 영향 아래에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과, 학부모의 기대, 행정적인 압박 속에서 끊임없이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받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교사들이 지치고, 번아웃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스토아 철학의 덕목—이성, 절제, 용기—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아적 접근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감정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높은 기대를 가지고 여러 차례 새로운 학습 방법을 시도했지만, 학생들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교사는 실망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학생들의 반응)이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 것(자신의 반응과 새로운 학습 도구를 연구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4. 교사와 자기 돌봄 : 도파민적 자극에서 벗어나기

[도파미네이션]에서 저자는 중독의 본질이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교사들은 때때로 외부의 인정에 대한 중독에 빠질 수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러한 외부적 인정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온과 자율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교사들은 매일 자신의 감정을 점검하고, 내적 평온을 유지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 하루 5-10분 동안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합니다.

감사 일기 쓰기: 매일 저녁 그날 있었던 긍정적인 일 3가지를 적어봅니다.

목표 설정 워크숍: 매주 혹은 매월 자신의 교육 목표를 점검하고 재설정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교사들은 외부의 기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교육 철학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5. 학생들을 위한 스토아적 가르침: 도파민 사회에서 자율성 기르기

현대 학생들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게임 등의 도파민적 자극에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집중력 부족, 끈기 부족, 심지어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교사는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학생들이 외부의 보상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공부를 어려워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할 때, 교사는 그 학생에게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단계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도파민적 중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행동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노력과 행동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6. 결론

애나 렘키의 [도파미네이션]과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은 현대 교육 현장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도파민의 영향을 이해하고 스토아적 접근을 통해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할 수 있지만,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교사로서 우리의 역할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 교육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도파민의 즉각적인 만족감을 넘어, 진정한 성취와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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