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안팎에서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사명감과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일에 행복을 느끼는 교사가 너무 많은 행정 업무로 인해 학생들에게 소홀해 지는 현실에 좌절감을 토로하는 일이 있습니다. 또는 학부모와의 끊임없는 충돌, 학교 관리자와의 불협화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교사에게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흔들리게 하고, '내가 지금 교사로서 잘하고 있는건가'라는 회의 섞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쉽게 번아웃에 빠지며, 직업적 회의감으로 인해 사명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최근 이러한 교사들의 위기가 학교에서 있어서는 안될 끔찍한 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교사들의 위기는 학교의 위기이며, 학생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교사가 바로 서지 못하면 제대로 된, 건강한 교육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정체성 혼란과 사명감 상실은 우리 교육 전체가 건강하지 못하는 직접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때, 교사들이 다시금 내적 평정을 찾고 직업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런 과제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 17장에서 유명한 '연극 배우의 비유'를 들고 있습니다.
기억하라, 너는 작가가 선택한 연극의 배우일 뿐이다. 짧은 연극이라면 짧게, 긴 연극이라면 길게 연기하는 것이다. 만약 작가가 너에게 가난한 사람의 역할을 맡긴다면, 그 역할을 훌륭하게 연기하라. 절름발이든, 통치자든, 평범한 시민이든 마찬가지다. 네가 할 일은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며, 그 역할을 선택하는 것은 네 몫이 아니다.
에픽테토스의 '연극 배우 비유'는 단순한 역할 수행을 넘어,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우주적 질서와 인간의 위치를 강조합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주를 하나의 큰 연극 무대로 보았고, 우리 각자는 그 무대에서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마치 퍼즐의 각 조각이 모여 완전한 그림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퍼즐의 한 조각이 제자리를 벗어나면 그림은 완성되지 않듯이, 각자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우주의 질서와 조화가 깨질 수 있습니다.
교사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배움을 놓치고, 그 학생들이 나중에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연극에서 한 배우가 대사를 잊었을 때, 그 장면 전체가 어긋나는 것과 같습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내는 것이 단순한 책임을 넘어, 인생의 의미를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가르칩니다. 교사로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결국 학생들의 미래와 더 큰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우렐리우스 5권 20절에는 불편한 인간관계를 오히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게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면에서 인간은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인간에게 선을 베풀거나 고약한 인간들은 참고 인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이 나의 올바른 행동에 장애물이 된다면, 그들은 나에게 태양, 바람, 야생 동물처럼 무관심한 존재가 됩니다. 물론 이들이 나의 행동을 방해할 수는 있지만, 나의 감정과 의지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는 내 정신은 유보 조건에 따라 행동하고 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은 모든 방해를 자신의 활동을 돕는 도구로 바꾸고, 장애물이었던 것이 결국에는 행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며, 길을 막는 것이 오히려 그 길을 가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황제로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 사람들 중에는 고약한 인간이 많았습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거나 해치려는 자들에게 둘러싸여 피곤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들의 잘못에 집착하여 모두 벌을 내리거나 앙갚음을 하려고 했다면 황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들을 징계하고 배척하는 황제 자신의 정신과 마음도 피폐해지고 말았을 겁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이들 인간들에게 관심을 끄라고 권유합니다. 그들에게 무관심하면 감정과 의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경지가 가능할까요? '유보 조건에 따라'란 표현에 그 열쇠가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의 의지나 노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지만, 외부의 결과는 통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할 때 유보 조건을 적용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는 자연의 섭리나 운명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가 말할 때, “이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자연의 법칙이 허락하는 한에서”와 같은 표현을 덧붙이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것은 결과에 대한 기대를 가지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유보 조건'을 도구로 고약한 인간들이 내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힘들게 만들 수 있는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생긴 여유는 이들을 내가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삼을 수 있게 만듭니다. 즉 악인들을 보면서 나 자신의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들의 악행을 오히려 내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은 평화적 시위를 통해 인종차별에 맞섰지만, 그는 끊임없이 폭력과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거나 해를 가하려 했고, 그의 집은 폭탄 테러의 표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킹은 폭력과 증오에 맞서지 않고, 오히려 비폭력적인 대응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이 외부의 폭력적인 상황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했으며, 그 상황 자체를 "마음의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삼았습니다. 킹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한 것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평등과 정의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킹의 이러한 태도는 스토아 철학의 '유보 조건'을 실천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려는 자들의 악행을 자신의 평화와 정의의 길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활용했고,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내적 평정을 유지했습니다.
교사로서 유보 조건을 활용하는 방법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관리자 등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도전에 직면할 때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수업 중에 학생들이 산만하거나 규율을 지키지 않을 때, 또는 학부모가 지나치게 비판적일 때, 교사는 그 상황이 자신의 의도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때 유보 조건을 적용해, "나는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겠지만, 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교사는 자신의 감정이 상황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고, 냉정한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적 평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보 조건은 교사가 외부 상황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학생들의 행동이나 학부모의 비판을 성장과 성찰의 기회로 활용하게 도와줍니다. 결국, 이 방식을 통해 교사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요소는 자연의 섭리에 맡기며 교육적 목표에 전념할 수 있게 됩니다.
세네카는 한 편지에서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그를 항상 마음속에 두세요. 마치 그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살아가세요."(편지, 수줍음의 홍조에 관하여)라고 말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은 ‘이상적인 현자’를 본보기로 삼으라고 권합니다. 현자란 도덕적이고 현명하며 선한 존재로,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완벽한 인간입니다. 교사로서 우리는 교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에 직면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현자의 태도를 본받으면 더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 완벽한 현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현자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의 반응을 성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보기는 반드시 이상적인 현자만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실 속에서도 훌륭한 본보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교사로서 우리는 주변에서 존경할 만한 동료 교사, 선배, 또는 교육자로서의 소신을 지키며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들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동료 교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학생들을 대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를 본보기로 삼고 스스로에게 "이 동료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라고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수업 중 방해 행동을 할 때 즉시 화를 내기보다는, 현자나 존경하는 동료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학생의 행동 이면에 있는 원인을 파악하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침착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현자라면, 또는 내가 본보기로 삼는 동료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감정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더 성숙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학생을 대할 수 있습니다.
교사로서 본보기를 삼을 수 있는 인물은 철학적 이상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존재합니다. 교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혜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교실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평정과 이성을 유지하는 이러한 인물들을 마음속에 두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교사들은 매일 교실 안팎에서 다양한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하며, 그로 인해 사명감과 정체성이 흔들리는 순간을 자주 겪습니다. 과도한 행정 업무, 학부모와의 충돌, 동료 교사 및 관리자와의 갈등은 교사의 본래 역할인 학생들에게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때 스토아 철학이 제시하는 내적 평정과 자기 통제의 원칙은 교사들이 직면한 이러한 도전에 대처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에픽테토스의 '연극 배우 비유'는 우리가 맡은 배역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며, 교사는 교육이라는 무대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작은 역할처럼 보이더라도 전체 교육의 질서와 조화 속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기억해야 하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성장을 이끄는 지도자입니다. 아우렐리우스의 '유보 조건'은 교사들이 외부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반응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교사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지만, 자신의 반응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세네카가 제시한 '본보기 설정'은 교사들이 존경할 만한 인물을 본보기로 삼아,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대처하도록 돕습니다.
스토아 철학은 교사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장애물을 기회로 삼고, 본보기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교사는 다시금 사명감을 확립하고, 교육자로서의 길을 확고히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의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행정 업무나 기타 외부적인 요인에 압도되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교사의 핵심 임무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세요.
큰 성과를 기다리기보다는 매일 수업에서 학생들이 작은 목표를 달성할 때 이를 기쁨으로 여기고 자부심을 느끼세요. 작은 성취들이 쌓여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다시금 일깨워줄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교사로서의 역할이 사회와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상기하세요. 교사는 학생들의 미래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교육 방식이나 수업 운영에 대해 끊임없이 배워나가고, 새로운 교수법을 도입해보세요. 이를 통해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사명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교사나 멘토를 찾아 그들의 경험을 배워보세요. 그들의 교육 철학과 태도를 본보기로 삼고, 어려운 순간마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사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단계를 실천해보세요. 목표를 성취하면서 교사로서의 성취감을 되찾고, 교육자로서의 목적의식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길을 처음 선택했을 때의 동기를 되새기고,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때의 열정과 이상을 상기하면,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사는 많은 사람을 돌보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도 필요합니다. 교사로서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휴식과 자기 돌봄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을 통해 더 나은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하세요.
매일 감사한 일이나 학생들과의 긍정적인 경험을 기록하는 감사 일기를 써보세요. 이 과정을 통해 교사로서 느끼는 보람을 더 많이 인식할 수 있으며, 사명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이 성장하고 성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그들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끼세요. 학생들의 성공을 자신의 사명과 연결하는 것은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