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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17. 2020

가장 나다워지고 싶을 때

난  이곳에  간다.

 당신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요?


는 새로운 곳에 가면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는다.

케렌시아

 피난처, 안식처, 귀소본능, 귀소 본능의 장소 등을 의미

 현대적인 의미로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내가  머물렀던  곳에  나만의  케렌시아를 꺼내본다.


호주 시드니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는  방을 두 명이 사용했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타운홀에서 수업이 끝나면  맥카페에서 롱 블랙을  테이크 아웃해서  오페라하우스 근처 보타니컬 가든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하버브릿지도 보이고 공기도 맑고 커피도 맛있고  참 행복했던  나만의 공간이었다.

꿈 많았던 그때가 참 그립다. 여기서 나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했었는데 시드니 비행 와서 이곳을 다시오니 감회가 진짜 새로웠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캠프 카운슬러로 일했을 때는  숲 속에 있는 오두막에서 두 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거주했다. 그래서 거이 24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은 따로 없었다. 그나마 내가 쉴 수 있었던 공간은 미국인 매니저인 빌의 방이었다. 동료들이  많이 지쳐 보이면   빌이  대신 와서   도와줬고 그때 우리가 잠깐 쉴 수 있었던 곳이  바로 빌의 방이었다.

그래서 빌의 방은 우리 카운슬러들에게 케렌시아로 통했다. 거기에 가면 방명록 같은 노트가 준비되어 있어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가끔 맛있는 과자도 준비되어 있으면 얼마나  행복했던지..


두바이에서 4년간 있었을  때는 난 내방을 너무나 사랑했다. 비행 갈 때마다 매번 호텔에서 자기 때문에 집에만 오면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오프 때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나가지 않고  집에만 하루 종일 있었다.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난 내 방에서 보고 싶었던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가  너무 좋았다. 가끔 나가고 싶었을 때는  크루 아파트 근처에 있는  커피빈에 갔다.

이곳은 승무원 할인이 30프로나 돼서 스타벅스보다는 여기를 훨씬 자주 갔다. 커비 빈에 가서 따뜻한 차이 라테를 마시면 재충전이 됐다.


미국 플러리다 겐스빌에 살면서 가장 많이 간 곳은 스타벅스였다. 정말 미국엔 스타벅스가 100미터마다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았다.

남편이 학교에  수업하러 갈 때마다 같이 나와서 학교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그곳에서 남편 수업이 끝날 때까지  토플과 GRE 공부를 했다.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대부분이라서 분위기상 집중해서 공부하기에 너무 좋은 장소였다. 게인스빌에 다시 가면 꼭 내가 자주 갔던  UF안에 있는 그 스타벅스에 가고 싶다. 어떻게 변해 있을지 참 궁금하다. 그땐 내가 계속 여기에서 공부하면서 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참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내가 공부하러 다시 미국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집을 따로 구하지 않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그때는 니엘이가 어려서 항상 함께 다녔기 때문에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시부모님이 니엘이를 봐주실 때였다. 그때는 바로 나와서 근처 이디야 커피로 갔다.

 그때는 어느 카페를 가도 행복했다. 커피를 잠깐 음미하면서 마실수 있는 그 시간과 그 공간이 너무 감사했다. 커피와 디저트 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그 시간과  공간이  참 소중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만의 공간이 생겼다. 지금은 내 방이 나에게 케렌시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나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커피를 내리고 커피 향과 함께 간단히 명상을 한다. 그리고  나만의 모닝 루틴을 한다.( 필사, 데일리 챌린지 작성,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읽고 정리, 간단한 운동) 그리고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아침 독서를 한다.


가끔 수업 후 스타벅스에 가서 책을 읽는다. 도서관도 좋지만 미국에서의 좋은 추억 때문 인지 스타벅스가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케렌시아는  새로운 나만의 공간에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여행이다.

새로운 공간 자체가 케렌시아가 될 수 있는 특별함이 있어서 난 여행이 좋다. 상황상  지금 상황상  여행이 힘들지만 좋아지면 바로 어디든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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