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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요리 Feb 02. 2021

딸이라구요?

찰떡이는 딸이래요. 

어렸을 때는 막연하게 꼭 딸을 낳고 싶었다. 나도 딸 둘만 있는 집에서 자라기도 했고, 뭔가 아들은 너무 낯설고 두려운(?) 존재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임신을 준비하고 아이를 기다리면서부터는 딸도 아들도 다 괜찮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임신을 하고 나서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찰떡이는 아들일거라는 생각을 했고, 아들이었으면 했다.


나의 첫 조카 주원이가 남자 아이인데, 정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나랑 친구같이 쿵짝쿵짝 조잘조잘 수다떠는 것도 재밌어서(주원이는 다섯 살 ㅋㅋ)  주원이같은 아들을 꼭 낳고 싶어졌기 때문 ㅎㅎ 

게다가 꿈을 잘 안꾸시는 우리 시어머니께서 엄청 크고 예쁜 고구마를 캐는 태몽을 꾸셨는데, 여기저기 찾아보니 고구마 태몽은 대체로 아들이라고 해서 찰떡이 아들설에 대한 신빙성은 점점 높아졌다. 


16주 6일인 오늘 5주만에 정기검진을 갔다. 쉴새없이 버둥버둥 거리면서 움직이는건 넘 귀여웠는데, 무릎을 계속 접고 있어서 초음파 실에서 확인하지 못하고 담당 선생님께서 다시 봐 주셨다. 아기가 웅크리고 있긴 한데 딸인거 같다는 의견이셨다. (이러다 20주에 갑자기 아들이 될지도 모른다) 보통 딸이라고 하면 엄마들이 엄청 좋아한다던데, 사실 약간 당황했다. ㅋㅋㅋㅋㅋ 마치 아들인줄 알았던 마냥. 남편이 실망했냐고 물어봤는데,  내 예상과 달라서 당황했을 뿐 실망은 아니다. 얼마나 귀한 아기인데 감히 실망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갑자기 딸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니 딸도 너무 귀여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설렌다. 

큰 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는데 (주변에 많은 집들을 봐도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는듯), 아빠 닮으면 오목조목 선도 가늘고 예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중에 예쁜 옷도 많이 입혀줘야지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오늘 정기검진을 하고 나니 이제는 병원을 자주 안가도 덜 불안할 거 같다. 40주의 임신기간 중 안정기는 없다고 하지만 완전한 사람형상을 하고 장기도 다 갖추고, 척추뼈, 손가락, 발가락을 다 갖춘 찰떡이를 보고나니 찰떡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줄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물론 이미 주수보다 크다고 한다. 우리집의 우량아 유전자가 어디가겠어...? 


남은 임신기간 건강하게 운동도 하고 태교도 잘 해야겠다. 찰떡아 주원형아가 나오면 잘해준대~! 아마 다민이 언니도 그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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