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기의 치열함이 증가할수록 우리 내면의 유희성은 약화된다.
책 <유쾌함의 기술>을 읽고나서.
"당신이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듯 어른이 된 후 뭔가를 잃어 버렸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성인기의 장점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퇴색하고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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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의 치열함이 증가할수록 우리 내면의 유희성은 약화된다. 즉, 성격에서 유희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내면의 조이랜드는 시들고, 세상을 놀이공원으로 여길 수 있는 유희성이 퇴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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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소진되고 있었다. 무감각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내면의 유쾌함은 점차 시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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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의 진지함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가볍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성인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게임이나 활동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당신은 이미 주어진 여가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주제는 그것 못지않게 현재 당신의 삶에서 유쾌함을 생각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유쾌함의 기술> 프롤로그 중에서. (앤서니 T.디베네뎃 지음)
약 이년 전부터 내가 꽂힌 키워드는 ‘유쾌’다.
아무리 인생이 멋지고 잘나가도 유쾌함이 빠진 인생은 부럽지가 않을 것 같다.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 또한 성인이 되면서 항상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런 과정에서 어릴 적 기억하던 내 유쾌한 성질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괜찮아 지겠거니하고 지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바빠지고 삶은 치열해져가는 걸 보면서 그 시기를 기다리는 건 대책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나의 유쾌한 성질을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운이 좋게도 이 책을 만났다.
책에 따르면 우리에게 앞으로 더욱 필요한 것은 놀이가 아니고(이미 충분히 다들 하고 있기에) 유희성이다.
이 책에서는 놀이와 유희성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놀이(play)는 행동이고, 유희성(playfulness)은 행동 양식(또는 일련의 행동 양식)이다. 놀이는 뒷마당에서 편자 던지기를 하는 행동인 반면에, 유희성은 당신이 그 놀이를 할 때(놀이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삼촌 마이런과는 다르게) 즐거운 표정을 짓거나 큰소리로 웃는 성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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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 어른들 삶에서 부족한 것은 놀이가 아니라 유쾌함에 시동을 거는 행동 양식이다. 유쾌함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유쾌함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유쾌함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것이 이 책의 제목을 유쾌함의 기술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쾌한 성질을 키우기 위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가지 특성은 상상력, 사교성, 유머, 즉흥성, 경이감이다.
각각의 특성이 목차를 이룬다.
목차
1장. 상상력
상황을 재구성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끌어내라
2장. 사교성
첫인상에 집착하지 말고 겸손하게 다가가라
3장. 유머
웃음으로 친밀도를 높여 인생의 사막을 건너라
4장. 즉흥성
심리적 유연성으로 완벽주의의 경직성을 극복하라
5장. 경이감
내 삶의 놀이공원을 발견하라
책 내용을 꼼꼼히 정리하고 싶지만 카페 마감 시간이 끝나가는 관계로 각설하고…(핑계 맞다)
느낀 점을 좀 말해보자면,
이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특성은 즉흥성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주기적으로 습관에서 벗어나 계획하지 않은 일을 할 것을 결심했다. 예를 들어, 계획되지 않은 여행을 떠난다거나, 생각지 못한 일을 벌인다거나.
책에서는 그럼으로써 심리적 유연성을 키울 수 있고, 결과적으로 내면의 유희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최근 생각지 못하게 일을 두개나 벌였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 가입해 운영진에 합류하게 되었고, 또 한가지는 평소 관심많던 분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자세한 건 나중에 풀겠다. 예상치 못하게 일을 벌여놨더니 흥분되고 삶의 의욕과 재미가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철저하게 짜여진 계획 속에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좁아지고 내면의 유희성은 더 숨게 되므로 이 책은 유쾌한 성질을 키우기 위한 기술 중 하나로 즉흥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즉흥성을 꾸준히, 의도적으로 발휘함으로써 내 안의 심리적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기로 했다.
또 한가지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유쾌해지고 싶다면 유쾌한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키우는 것에 공을 들여야한다는 점이다. 바쁘다고 핑계댈 것이 아니라 이에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바쁘게 살다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칠 때가 많다. ‘유쾌함’ 역시 그 중 하나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놓치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각자 끊임없이 성찰하는 게 필요하다.
나한테는 그게 유쾌함/유희성이었던 것이고.
유쾌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 시작으로 이 책을 가장 먼저 추천한다.
나 역시 주기적으로 이 '유쾌함의 기술' 책을 읽으며 이전보다 유쾌하게 잘 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