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데이트 #2. 뉴욕 지하철 버스킹
아티스트 데이트는 나와의 데이트이다.
평소와 다른 환경을 찾아가 영감을 얻는 방식이다.
최근 뉴욕에 갔을 때,
가장 쇼킹했던 장면 중 하나는 지하철에서 마주한 디제잉 버스킹이었다.
길을 잘못 들어 예상치 못한 지하철역에 내렸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다.
눈이 번쩍 떠질 만큼 강렬한 현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디제잉만 했다면 '와, 멋있다'에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디제잉과 색소폰 연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연주를 지켜봤다.
개성 있는 연주, 자유로운 분위기, 시끄러운 공간 한복판에서 자기만의 소리를 펼치는 용기.
그 모든 게 정말 멋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팁을 꺼내고 있었다.
팁을 건네고, 연주를 지켜보다 말을 걸었다.
나 역시 디제잉과 MC를 하고 있고, 파티 기획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이 사람이 한국에 온다면 꼭 한 번 함께 콜라보를 해보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아이디어였다. 에너지가 넘치는 현장이 될 게 눈에 선했다.
서로 인스타그램을 교환하고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예약해 놨던 공연 관람보다 이 버스킹을 마주한 순간이 나에게는 훨씬 큰 수확이었다.
1. 우연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의 타이밍이다.
2. 호기심과 열린 마음은 예상치 못한 인연을 데려온다.
3. 아티스트가 되는 길의 시작은, 평범한 것들을 평범하지 않게 조합하는 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