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아티스트 데이트 #3. 국립현대미술관

by 찐파워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하며 자라온 나는 예술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 믿었다.


예술적 재능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예술은 타고나는 사람들의 영역이라고 여겼다.


그런 편견을 가지고 30년을 살았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예술가가 될 수 있겠는데.'


예술가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30대에 퇴사하고 나만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남이 걷지 않은 깜깜한 길을 어떻게든 개척해 나가려 애쓰는 내 모습을 스스로 관찰하게 되었다.


무언가를 자꾸 기획하고, 색다르게 조합해보고,

소소한 창작물을 만들며 기쁨을 느끼는 나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이미 아티스트의 길 위에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의 아티스트 데이트 장소는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참고로 아티스트 데이트는 나와의 데이트다.

평소와 다른 환경을 찾아가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더 많이 보기 위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영감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이유다.


오늘은 20세기 후반의 다양한 한국 미술 작품들을 관람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는 ‘안과 밖’이라는 작품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새빨간 천인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당시 사회 안팎의 혼란을 상징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물음표만 남았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제목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도 있었다.

작품 제목은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 표현력이 어마무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작품 중에는 거울과 유리가 깨지는 영상을 조합한 작업도 있었다.

내 얼굴이 비치는 거울 위로 유리가 깨지는 영상이 겹쳐 보이는 구조였다.

실제로 거울은 멀쩡한데 깨지는 착시를 보았다.



약 2시간에 걸친 관람 끝.

이곳에 앞으로 자주 놀러 와야겠다.



인사이트

1. 예술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역사 속에 있다.

작품을 볼 때 그것이 태어난 시대적 배경을 함께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2. 예술 작품은 예술가가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결국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예술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3. 예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고귀하고 숭고한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예술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알수록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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