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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파워 Jul 30. 2022

남사친과 여사친

남사친, 여사친은 진짜 존재할까?

남사친, 여사친이 있긴해?
진짜 이런 관계가 존재하나요?


TV에서나 주변에서나 항상 화두가 되는 주제여서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끄적여봤다.


나의 답은 'YES'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사실 이런 논쟁은 부질없다고. 이 글을 읽고 나면 이러한 내 생각이 이해가 될 것이다. (아마도)


일단,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지 생각해보자.

가장 큰 이유는 결혼 전과 결혼 후의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혼 후에는 그 전과 달리 내 생활에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내가 책임져야 할 가정이 생기고, 법적인 동반자가 생기므로 이에 따른 의무도 갖게 된다.

아무리 친한 관계였다 하더라도,

친구가 결혼한 이후 그에게 거리를 두는 것이 상대방의 파트너에게 예의가 될 수 있다.(모든 상황에서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이성친구라면 말이다.

여기서 거리를 둔다는 것은 일부러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밤새 둘이서 술을 마시는 행위나 파트너가 오해할 만한 행동을 자제하는 것을 뜻한다. 그 만남의 목적이 순수한 것을 떠나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친해도 평생 이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부질없는 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남사친, 여사친을 논하기 전에 일단 '인간관계'라는 큰 틀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성친구든 동성친구든 각자 가정을 꾸린 이후에는 서로에게 소홀해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정'이라는 우선순위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를 하다보면 다음과 같은 말들을 자주 듣는다.


"나이 들수록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정리되더라."

"가정에 충실하다보니 친구들이 어느새 멀어져있더라."

"결국 인간관계는 부질없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묻고 싶다.


꼭 인간관계가 평생 이어져야만 의미가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으로 예전에 썼던 일기의 한 부분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 4년 전쯤 쓴 일기일 것이다.


종종 나이가 들면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각자 가정을 꾸리고 나와는 더욱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생각에 서운한 감정이 벌써부터 밀려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시간을 거스를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다.

그 친구들이 내 옆에 꼭 붙어있도록 내가 그 친구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책임질 역량도 없다.


그러면 답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 좋아하고 최선을 다해 내 감정을 그들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서로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인생의 가치관을 나누면서 시너지효과를 주고 받는다면, 그 인연이 행여 평생 이어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사친, 여사친 문제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같은 논리를 지닌다. 여력이 될 때 실컷 얘기도 나누고 인생을 공유하면 나중에 행여 각자의 연인과의 만남 혹은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멀어진다 하더라도 이미 내 인생은 그와의 얘기를 통해 영향을 받아있을 것이다.

그럼 그 자체로 소중한 것임이 틀림없다.


결론을 내자면, 결국 핵심은 남사친, 여사친이라는 단어가 아니고 인간관계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너무 장기적으로 보지 말자는 것이다. 평생 혹은 길게 이어진다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순간에 집중하고 그 기억을 가져가면 된다.


지금 함께있는 순간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서로를 최선을 다해 좋아하자. 최소한 그 짧은 순간이 서로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며, 그것이 인간관계의 묘미지 않을까.


만남 횟수, 연락 빈도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만남 한번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느냐가 인간관계의 척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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