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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이브 J Sep 12. 2016

제주도 택시가 줄고 깨끗해지고 있다

감차사업 잰걸음 • 전기택시 보급 인기

제주도 택시 업계가 두 가지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로 택시 대수를 감차하려는 움직임과 LPG(액화석유가스)택시가 전기택시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뜻밖의 퇴사를 맞이한 후 8일 제주도에 도착했다. 무거운 짐을 양손 가득 들었던터라 ASAP 택시에 몸을 싣고 싶었지만 오후 7시께 제주국제공항 택시 승강장의 줄은 100m가까이 늘어져 있었다.


착륙 후 짐을 찾고 30분 가까이 택시를 기다린 후에야 공항을 빠져 나왔다. 1시간을 기다림으로만 공항에서 보낸 셈. 지루했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뒷줄의 중년 남성 두 명과 말을 섞었다.


A씨는 "아마 여기 택시 기사들은 수입이 짭짤할거다. 공항만 몇번 왔다갔다해도 하루 일당은 충분히 가져가지 않겠나. 기사들도 더 이상 택시기사 늘어나는 걸 원치않을 거다"라고 추측했다.


B씨가 그 추측에 힘을 실었다. 그는 "몇 년새 택시 사업자가 엄청 늘어나서 도 차원에서 그 수를 줄이고 있다고 본 것 같다. 택시 점점 늘어나는 게 녹색이미지를 원하는 도의 구상과도 동떨어져서 택시 사업자 수 줄이려는 건 어느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숙소(동생 자취방) 도착 후 검색해봤다. 실제로 도에서 20년 간 1000대를 감차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단다. 지난해 50대를 시작으로 해마다 50대씩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동병상련의 마음이 일었는지 택시 사업자들의 실업 문제가 떠올랐다.


또 개인택시 사업자는 도에서 지원받아왔던 감차보상비를 떠안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택시가 줄어들면서 공항 대기 시간은 길어지는 상황. 씁쓸했다.


택시 승강장에서 40여명씩 몰려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들어왔다. 저분들도 나중에 자유여행와서 택시를 타게되면 아마 공항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리라.


택시가 줄어든다고 한들 환경이 쾌적해지기는 커녕 자동차는 점점 늘어나는 것만 같다. 정확한 통계는 알아봐야겠지만 제주 지역 관광이 활성화 됨에 따라 렌터카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내버스를 증차하고 노선을 다각화하는 방안은 어떨까. 이미 곳곳에 버스가 다니고 있지만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버스는 여전히 차가 별로 없어 다니기 불편하다는 게 중론. 차를 살 것을 추천했다.


내가 탔던 택시의 기사님도 "아무래도 버스는 불편할거다. 공항 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짐이 많으니 택시를 타는 것이다. 솔직히 감차 얘기 하면 위기감도 들지만 자리만 잘 잡으면 제주도에서 택시 기사로 먹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이라고 했다.


고무적인 건 택시가 전기차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렌터카 업계도 이에 동참하면서 도가 바라는 녹색섬 이미지에 동승했다. 최근 기사에서도 100대 전기택시 공모에서 몇 일만에 62대가 접수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내에서 전기차 대중화는 제주도가 제일 전망이 밝다. 주민센터 쇼핑몰 등에서 꽤 많은 전기차 충전소를 발견할 수 있다. 주행 중인 전기차도 눈에 많의 띈다. 아직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고 부품 조달 비용 등의 문제가 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해결 되리라 본다.


조금 더 쾌적한 제주도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추석 연휴를 이용해 제주도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첫 도착지인 공항에서부터 지쳐서 관광을 시작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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