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레이브 J Sep 14. 2016

현혹되지 마소... 네이버가 언론이라니

네이버, 시사저널 조사 '올해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매체' 3위

네이버는 포털이다. 구글과 같은 포털말이다. 포털의 뜻을 짚고 갈까? 인터넷에 들어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한다는 의미의 ‘문’이라는 뜻이다. 네이버는 뉴스를 생산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분명한 IT(정보기술)기업이다. 언론사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여론조사에서 네이버가 '올해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매체' 3위에 올랐다. 네이버의 뒤를 이은 YTN, SBS, 중앙일보는 의문의 1패를 당했다. 겹경사(?)로 네이버는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7위까지 차지했다.


여론조사 주체인 시사저널이 네이버를 언론사로 인정한 셈인가. 시사저널은 매년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 리서치에 의뢰해 정치, 경제, 언론 등 10개 이상의 다양한 분야의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직접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아 설문지 또는 전화를 받아보지는 못했으나 네이버가 언론사 선택지에 등장했다면 뉴스를 생산하지 않는 최초의 언론사가 탄생한 셈이 된다. 그것도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가 인정한 꼴이돼서 말이다. 네이버는 몇 년 째 이 여론조사에서 신뢰하고 영향력있는 언론사로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네이버의 진기한 기록에 '상징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네이버는 다양한 언론사들의 뉴스를 받아 포털에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은 소위 콘텐츠 제공자(CP-Contents Provider)로 불린다. 이밖의 중견 소형 언론사들은 네이버와 검색제휴를 맺어 자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서는 뉴스를 접하기가 힘들다. 상황이 이러하니 사람들이 네이버를 언론사로 착각할만도 하다. IT기업인 만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언론사보다도 방대할 것이다. 네이버가 그 데이터로 뉴스를 스스로 만들어 바이라인을 넣고 저작권 고지를 분명히 했는가. 아니다. 뉴스는 여전히 언론사가 취재하고 생산하고 있다. 네이버는 그 뉴스를 돈을 주고 사서 보여주는 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 뿐. 네이버가 언론사였다면 나의 입사희망 기업 0순위가 됐을 것이리라.

수많은 언론사들이 CP가 되고 싶어한다. 언론계의 현실이다. 네이버를 통해 자사의 뉴스를 사람들에게 비춰야만 영향력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CP가 되면 자사 사이트로 접속하는 사람들의 수가 감소해 수익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언론사의 생명은 곧 영향력 아닌가. 이를 네이버가 결정한단다. 네이버는 논란을 잠식시키고자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발족,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네이버를 통해 노출될 언론사를 결정하고 있다. 심사 기준에는 독창성, 시의성 등 모호한 단어들로 가득하다.


포털 네이버는 말 그대로 '문'이다. 그 거대한 문을 어떠한 콘텐츠로 장식하느냐가 생존의 방식일 뿐. 지금처럼 치열하게 발로 뛰고 취재하며 치열한 온라인 현장에서 촉각을 다투면 된다. 다만 보이지 않는 손이 그 문을 통과하는 언론사들의 명운을 결정하는 꼴이 되는 듯 하다. 현혹되지 마소. 네이버는 언론이 아니올시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도 택시가 줄고 깨끗해지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