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yoon Kim Aug 22. 2024

맑은 날의 얼굴 - 마종기

가난한 믿음

맑은 날의 얼굴 - 마종기


그만한 고통도 경험해보지 않고

어떻게 하늘나라를 기웃거릴 수 있겠냐구?

그만한 절망도 경험해보지 않고, 누구에게

영원히 살게 해달라 청할 수 있겠냐구?

벼랑 끝에 서 있는 무섭고 외로운 시간 없이

어떻게 사랑의 진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

말이나 글로는 갈 수 없는 먼 길의 끝의 평화.

네 간절하고 가난한 믿음이 우리를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밝고 따뜻하다.

하늘을 보니 네 얼굴이 넓게 떠 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몇 개로 보인다.

너같이 착하고 맑은 하늘에

네 얼굴 자꾸 넓게 번진다.

눈부신 천 개의 색깔, 네 얼굴에 번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람의 말 - 마종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