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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밀 May 20. 2024

일을 한다는 것

에세이

언제부턴가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식을 치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근 시간이 되면

출근 도장을 찍고 

노트북을 켜고

그날그날 데일리로 확인해야 할 것들을 먼저 챙기고

미팅에 들어가기 전 용모를 단정하게 챙기고

(나는 온라인미팅이 대부분이니까)

퇴근을 맞이할 땐 새삼 노트북 전원을 힘차게 뽑아'내'고

책상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것.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내가 가진 하루의 9시간을 회사에 바치고 나면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제물로 바치고

내가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는 날이 있는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들 때쯤이면

본능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됐구나.


언제나 그렇듯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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