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우리 집에 찾아와줘서 고마워
반짝이의 존재를 알게 된 날 (2023년 1월 11일)
2022년 12월, 내년이면 내 나이도 서른 다섯이다. ‘서른 다섯이라니! 내 나이를 막상 써보니 언제 이렇게 서른 다섯이 된거지?’ 서른 다섯을 넘기기 전에 아기가 세상에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 아기가 찾아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건 2023년 1월 11일, 임신 4주차쯤 되었을 무렵이다. 사실, 아무래도 첫 달에는 아기가 찾아오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 한 켠에 ‘다행이다. 다음 달을 위해 운동도 하고 더 간강하게 챙겨 먹자!’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여보, 마법이 올 때가 됐는데 안오네?” 남편에게 카톡을 했다.
- “설마..!! 김칫국 마시지 말자. 일단 테스트기 한 번 해보자!”
아주아주 희미한 두 줄이었다. 신기하게도 이전에는 아주아주 선명하게 한 줄만 보였는데 갑자기 아주 희미한 한 줄이 더 생긴 것이다.
‘그래, 그래도 남편 말대로 아직 김칫국은 마시지 말자. 그런데 너무 이상한데? 설마 우리 집에 아기가 찾아 온 건 아니겠지? 휴 아니야 아니야 이렇게 희미하잖아. 테스트기가 오류가 난 것일 수도 있지. 잠깐, 그러고 보니 내 배가 좀 나온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엉터리 방구라는 걸 알지만 괜히 거울에 배를 비춰본다)’
남편에게 카톡이 왔다.
'일주일 간 매일 테스트기 해보자. 임신이면 점점 더 선명해진데.' 그러더니 남편은 그날로 테스트기를 갑자기 한 종류 더 시키더니 매일 두 종류로 체크해보자고 했다. (ㅋㅋㅋ) 신속 철저한 남편.
생각해보니 어제는 갑자기 졸려서 저녁 8시에 잠들었고, 또 하나 이상한 점은 아랫배가 쿡쿡 쑤시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바늘로 꾹 꾹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이틀만 지났을 뿐인데 아주 선명한 두 줄이 되었다. 우연히 테스트기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랬으면 점점 더 선명해지는 이 두근두근 심장 떨리는 과정을 못 겪었을 거 아니야...!!! ^^ㅎㅎ
"축하드립니다. 임신 4주차 정도 된 것 같아요."
우리는 일주일 간 매일 두 개의 테스트기를 동시에 실시했다. 두 개의 테스트기는 시간이 갈수록 매우 선명해졌고, 단 이틀 만에 매우 선명한 빨간 색 두 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꺄 말도 안돼, 정말이라구!!!????’
임신 24주차인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이때 남편이랑 나는 참 얼떨떨했다. 아기 준비를 본격적으로 열심히(!) 시작하자마자 첫 달에 아기(반짝이)가 찾아와주었기 때문이다. 혹시 몰라서 남편과 나는 일년 전부터 엽산을 꾸준히 먹고 있었는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우리 집에 바로 찾아와주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집에 아기가 찾아와준 것은 정말 기적이다! 너무 고마워..!!
의사 선생님께서 초음파를 보시더니 하시는 말씀,
"축하드립니다. 임신 4-5주차 정도 된 것 같아요.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오셔서 확인해봐야 정확한 주수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다음 주에 다시 오라고 하셨으니 부모님께는 이 사실을 잠시 참았다가병원 다녀온 후 말씀드리기로 하였다. 너무 믿기지가 않아서!
집에 돌아온 그날 밤,
아기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