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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Dec 02. 2024

사무직은 직장 괴롭힘이 가장 큰 문제

직장 괴롭힘을 겪어보신 적 있나요. 정말 피 말립니다.

필자는 직장 괴롭힘을 전공의 시절 여러 번 직접 겪어보았다. 뭐 다들 겪는 문제이니 억울함은 전혀 없지만 이 문제가 사무직, 현장직을 막론하고 큰 문제가 되었었고, 앞으로도 큰 문제일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정말 재밌는 것은, 퇴사를 하겠다고 통보하면 직장 괴롭힘이 멈췄다가, 다시 근무할 것처럼 하면 직장 괴롭힘이 오토매틱처럼 시작된다는 것이다. 아니 뭐 나한테 괴롭혀도 된다는 권리 같은 걸 맡겨놨어? ㅎㅎ 굉장히 재밌는 현상이다. 사실은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 인간은 누군가를 착취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성인군자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이 될 상대를 발견하면 그냥 두지 않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스스로 강해지는 게 중요하다.)


필자는 직장 괴롭힘 문제의 심각성을 좀 수면으로 끄집어내고 싶다. 산업보건에서 그동안 쉬쉬하면서 묻혀버린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선 간략히 숫자를 보자. 직장 괴롭힘 관련해서는 2019년 직장 괴롭힘 방지법 시행 이후, 2019년에는 20건에 불과했던 산재 승인 건수가 2023년에는 185건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노동청에 접수된 사건 수가 1만 건을 초과했다고 한다. (출처: https://www.youthdaily.co.kr/news/article.html?no=168191)




한국노총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금노동자 10명 중 6명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 세부 유형은 다음과 같다. (출처: https://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8043)


언어폭력: 46.3%

따돌림: 39.5%

직무배제: 31.3%

제도적 제한 (휴가 등): 38.4%

신체 폭력·위협: 19%


위의 숫자를 넘어서 필자 개인의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참석 경험을 보면 직장 괴롭힘 관련 케이스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통은 가해자라고 지칭되는 사람도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반박하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진흙탕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판단하는 사람도 자료를 보고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다. 산업재해 여부 자체는 그래도 객관적인 기준들로 판단할 수 있다고 쳐도 아마 사법영역으로 가면 누가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세세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필자는 직장 괴롭힘으로 자살에까지 이른 사례들을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에서 종종 본다는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재해자가 자살까지 했다면 대개는 위원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업무상 질병에 대해 승인 판정을 내리는 편이다. 회사도 이런 경우 대개는 끝까지 반박하지 않는다. 본인과 유족들의 고통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직장 괴롭힘은 없어져야 할 전근대적 문화이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보다 직급이 낮거나 같은 사람에게 쏟아내는 저급한 행동들은 직장에서 사라져야 한다. 직장 괴롭힘 관련 케이스들이 지금보다 더욱더 증가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에 사회적 계도, 홍보, 합의 등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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