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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oji Jun 18. 2023

현재 회사생활에 대한 회고

지난 금요일에 딱히 약속도 없었고,

좀 더 고민하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 남아서 일하다가 '요즘은 회사생활이 어떻냐?’라는 막연한 질문을 받았다.

나는 막연하게 ’좋다’라고 대답했지만, 그 ‘좋다’라는 대답 안에 설명을 담기에는 구구절절 말이 길어져서 하지 않았던 많은 이유들이 있었던 것 같았다. 


지금의 나는 회사에서의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어떤 것이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직원의 입장에서 회사에 대해 얘기할 때 디자이너 커뮤니티나, 친구들끼리 여담으로 회사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기준들 즉 뭐 워라밸, 대외적인 유명세, 사내 복지등.. 

여러 가지 부분들에서 내가 자랑스럽게 우리 회사는 이런이런 점들이 있다라며 자랑하긴 어려웠다.

그런데 뭐라 설명하긴 어려웠지만 지금 내 회사생활 즉 업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먼저 우리가 살아가며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은 그 행동이 어떤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실제로 그런 충족을 시켜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자는 하는 욕구, 동기는 크게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나누어진다.


'내적 동기'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로 성취감, 보람, 책임 같은 것들로 구성되며 

'내적 동기'로 인한 활동은 활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외적 동기'는 보상을 받거나 그와 반대로 벌을 피하려는 것으로 

'외적 동기'로 인한 활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사용한다.


이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내적 동기가 흥미와 관심, 자율성 등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의한 외적 동기보다 바람직하고 지속이 가능한 성취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본인이 어떤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 더 많은 동기를 얻는지 등에 따라서 

선택은 변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더 많은 동기를 찾는지, 그래서 나는 어떤 환경의 조직이 나한테 더 잘 맞는지 알기 위해 이전의 회사 생활들과 여러 경험들을 되돌아보았을 때, 실제로 내가 어떤 환경에서 시너지를 많이 얻었었는지와 내가 가장 몰입해서 내가 가진 역량의 100% 가깝게 뽑아냈었던 적이 언제였는지를 돌이켜 봤다.

그런 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있었고, 그 경험들을 다시 생각하며 떠오르는 대로 글로 적어나갔다. 


그 순간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주인의식
책임감
자율성
나의 행동으로 인한 변화의 가시성이 높은


같은 키워드들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었다. 이전에 다른 조직에 있을 때

내가 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거나, 정해진 것 이상으로 역량을 사용하려 하지 않고 

관성적으로만 행동했던 경험들에는 분명 위에서 말한 공통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상황들이었고, 

저 공통점들을 채울 수 있는 환경(조직)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이런 공통점에 부합하는 환경과 조직을 찾다가 최종적으로 내가 지금 회사에 합류하고자 결정했던 이유는 그런 공통점에 부합하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해서였던 것 같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매우 만족스럽고 잘 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덕트의 디자이너가, 나 포함 2명이라서 자칫 내 주관에 몰두하며 작업하다가 냉철한 다른 디자이너의 시선에서의 피드백을 수시로 받기 힘들 때도 있다. 훨씬 더 경험이 많은 선임 디자이너가 없어서, 내가 하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인지 가고 있는 길이 내가 성장하고 프로덕트가 성장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부분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로움, 그 자유로움에서 오는 책임감, 그 책임감에서 오는 프로덕트에 대한 주인의식 그리고 아직 규모가 작다 보니, 빠르게 변화하고 대응할 수 있었고 내가 작업한 결과물이 빠르게 빠르게 반영될 수 있었다. 

당장 이번주에 했던 디자인이 다음 주에는 개발에 반영되는 경우나, 지금 작업하고 있는 시스템 작업들이 바로 뒷자리에서 같이 개발하며 즉각적으로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점들에서 작업의 큰 동기가 되는 것 같았다.


PO님도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수많은 경험에서 오는 내공으로 피드백을 해주시며 디자이너의 경험만 있는 사람이 봤을 때는 놓치기 어려운 부분들도 짚어주시며, 내 사고를 조금 더 넓혀주셨었다. 그리고 내가 이 프로덕트에 대해서 현재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시고, 그 근거가 합당하다고 생각될 때는 과감하게 높은 우선순위로 두어 일정을 조정해 주시는 PM님까지,

소위 말해 일하는 맛? 재미가 있다.


다 적진 못했지만 여러 장점들이 있고, 반면에 또 여러 단점들이 있다. 어떤 조직이라도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내가 그 ‘단점’들에 가치를 크게 두는 사람이었다면 일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 조직이 가진 ‘장점’들에 내가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가 현재 조직에 합류하기 전에 느꼈던 것 이상으로 생각하는 핏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열심히’ 지내며 1년, 2년이 지났을 때 그려지는 내 모습이나 프로덕트의 모습 또한 기대되었다. 앞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해나가며, 변화들을 겪게 되면서 인상이 찌푸려질 때도 있겠지만, 미래에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을 나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넘겨야 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외적 동기를 채워줄 수 있는 어느 정도 수준은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한계를 넘어선 무언가는 내적 동기가 필요하고 그래서 더욱 본인의 내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핏이 잘 맞는) 환경이나 조직에 대한 이해나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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