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사적 공원 갱생 프로젝트
수영은 옛부터 바다와 접한 해양마을로 수영강을 끼고 어업이 발달한 마을이었습니다. 조선 중기 ‘좌수영’이라 불리며 군영지역으로 발달했고 수영강 하류 일대의 사회, 문화, 경제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와서 ‘수영 사적공원’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 되면서 센텀시티와 광안리 지역에 비해 낙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11월 문화예술협동조합 <플랜비>가 설립되고 문화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수영문화마을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영문화마을 사업은 단순히 지역 외관을 개선하는 사업이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를 만드는 새로운 문화기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영성 문화마을은 크게 3가지 프로젝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수영성을 말하다’에서는 마을잡지를 발간하는 <푸조와 곰솔>와 <마을 브랜드>를 구축 합니다. ‘수영성 마을을 걷다’에서는 <느리게 걷기>와 <마을 박물관>을 만들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영성 마을에서 놀다’에서는 <수영성 난장> 축제와 <문화 사랑방> 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오늘 살펴볼 것은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수영성 난장>을 통해 수영성 문화 마을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수영사적공원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 있는 공원으로 조선 시대 경상 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곳입니다. 현재는 성지 관련 유적만 남아 있고 1968년 공원으로 지정되어 수영 공원으로 개장했습니다. 1995년부터 문화재 정비 사업을 전개해 수영 공원을 역사 교육장과 시민 휴식처, 그리고 관광지로 개발하고자 새롭게 단장하여 수영사적 공원(水營史蹟公園)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수영 사적 공원의 면적은 2만 7128㎡이며, 도시화 과정에서 성은 허물어지고 성지 관련 유적(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 제8호, 좌수영성지)만 일부 남아 있습니다. 남쪽 입구에는 수영성 남문(水營城南門)[부산광역시 유형 문화재 제17호로 옛 수영국민학교 자리에서 옮겨온 것으로 홍예문이다.]이 있습니다. 남문에 들어서면 부산 좌수영성지 곰솔[천연기념물 제270호] 및 부산 좌수영성지 푸조나무[천연기념물 제311호]가 있습니다.
숲의 남쪽 기슭에 경상 좌도 절도사영 수사등의 공덕비군과 수광사[안용복 장군 사당 및 동상이 있음] 및 송씨 할매당·할배당과 장승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남쪽 평지에는 부산 좌수영성지 푸조나무가 철책에 둘러 싸여 있다. 숲의 북서쪽 기슭으로는 수영 민속 예술관이 있어 지역 민속 예술인이 공연 및 전수 등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공원의 서쪽에는 수영구 망미번영로 70번길이 남북으로 가로지르고 있고, 그 서편에 주차장과 의용사가 있고, 25의용단[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 제12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영 사적 공원은 조상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귀중한 장소입니다. 역사와 교육의 장으로 부산의 해양 민속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 문화 유적 공원입니다. 게다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주변에는 센텀시티와 광안리를 끼고 있어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2015년 10월 10일 토요일에 열린 <제1회 수영성 난장>은 전통과 현대, 지역간, 세대간, 인종을 넘어서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발전될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와 비교하기는 무리지만 ‘수영사적 공원’이라는 역사적 콘텐츠를 품은 <수영성난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이을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은 무궁 무진해 보였습니다.
제1회 수영성 난장에서는 <돗자리 장터>, <수레수레 마수레>, <푸조핸접>, <곰솔놀이터>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특히 야외 놀이 마당에서 열린 날아라 비눗방울과 버블슈트 트렘벌린, 극단 고춧가루 부대의 마당극 <심청>은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았고 호응도 좋았습니다. 마당극을 관람한 손승주씨는 “가족들과 보면 좋을 마당극이고 효와 한국의 멋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 “장구와 북 등의 악기소리를 바로 앞에서 들으니 가슴에 진동을 울려주어서 너무좋아라” 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궁체험은 이미 수영정에서 체험할 수 있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습니다. 특별히 <수영성난장>에서는 국궁체험에 앞서 전통의복을 갈아입고 제대로 된 국궁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시간은 오후1시부터 5시까지 4시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습니다. 참가비가 3천원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의복을 입고 국궁을 쏜다는 체험 때문인지 전혀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처음 활시위도 조차 당기기 힘들어 했지만 이내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인 국궁에 빠져 계속해서 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과녁 정중앙에 맞추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분들도 전통 국궁체험을 즐기며 즐거워했습니다.
돗자리 장터라 이름붙인 벼룩시장은 직접 만든 수첩이나 머리핀, 악세사리와 함께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직접 팔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오프라인 판 ‘중고나라’가 열린 샘입니다. 제2회에서는 <헌책장터>가 추가 된다고 하니 더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돗자리 장터에서는 전문적으로 물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상인은 참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참가한 용품 또한 행사성격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참여가 제한된다고 하니 좋은(?)의도를 가진 분들이 참여해서 행사를 빛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가비 5천원을 내고 돗자리 장터에 참여한 분들에게는 현장에 1만원에는 판대하는 고급 돗자리를 증정했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그냥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돗자리 장터에 나와 팔면 환경적 측면에서도 좋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좋다고 봅니다. 제2회 수영성 난장의 돗자리 장터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신청곡을 받고 음악을 틀어주는 소리수레 부스도 운영을 했습니다. 또한 이야기 수레라는 부산과 관련된 문화서적을 알려주는 부스를 운영했는데요, 평소에 눈 여겨 보던 유승훈 역사 민속학자가 쓴 <부산은 넓다>라는 책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보고 있었는데, 수영성 난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부산시민이라면 한번 읽어 볼만한 책입니다. 부산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고 읽기 쉽게 쓰여진 책입니다. 2015년 9월 2일에 열렸던 <수영문화 사랑방 두 번째 모임>에서는 유승훈님께서 직접 참여 하셔서 독자들과 함께 책과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합니다.
<수영성 난장>의 사진은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축제에 참가한 젊은 참가자와 구경나온 어르신이 손 뼉치는 모습입니다. 2015년 매일 같이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고 불신이 팽배하다는 이야기 뿐입니다. 하지만 <수영성 난장>에서는 세대 간의 갈등은 사라진 소통과 화합이었습니다. 수영성 문화마을 축제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넘어 세대 간의 화합이라는 대의의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던 축제였습니다. 축제에 참가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최근 유행하는 ‘헬조선’, ‘노오력’, ‘칠포세대’,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절망적이고 자조적인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부산의 수영동에서 발견한 것이지만 이런 모습을 통해 아직 우리나라가 새로운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인근 문화단체들이 함께 만드는 마을축제 <수영성난장>은 도심속의 숨겨진 보물창고인 수영사적공원을 중심으로 수공예, 장남감, 생활소품 등의 시민벼룩시장인 돗자리장터와 이동수레를 제작하여 이동책방, 음악방송, 아동극 등을 진행하는 수레 수레 마수레, 다양한 어린이 체험프로그램과 전통을 활용한 현대적인 공연, 버스킹 등으로 이루어진 축제 매달 진행합니다. 매회 다양한 컨셉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10월 10일, 11월 21일 총 2회 진행하고, 2016년부터는 3월~11월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산 지역주민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의 참여가 더욱 재미있는 수영성 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사진은 수영성난장 공식 페이스북에서 허가 후 가져왔습니다.
□ 수영성 문화마을 홈페이지: http://suyeongsung.com
□ 수영성난장 페이스북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uyeong.nanjang
□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http://planbco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