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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팔도 야시장 개장

부산의 3번째 야시장

by 광안리등킨도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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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팔도 야시장>을 알리는 현수막과 만국기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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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깊숙이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야시장을 즐기고 있다


‘인산인해’ 수영팔도 야시장 개장


“요기 사람들이 와 이래 많노?”, “ 저기 사람들이 줄서있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팔도 시장에는 평소와 다른 말들이 오갔다. 주말 저녁이면 썰렁하던 수영팔도 시장에 생기가 돌고 시장 안으로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윽고 <수영팔도 야시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곳이 보인다. 오후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연중 상설 운영되는 수영팔도 야시장은 수영동 새마을금고부터 고려 왕족발 까지 약120미터 구간에 마련되어있다. 부산에서 3번째로 만들어진 야시장으로 다문화 먹거리와 전통수공예 특화 야시장으로 15개 노점 매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현재 부산에서는 2013년 10월에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과 2014년 10월에 개장한 초량 이바구 야시장에 이어 수영구팔도 야시장까지 모두 3개의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영팔도 시장은 조선시대 좌수영장에서 유래한 전통시장으로 수영사적공원과 연계해 문화관광형 야시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 한다.


사진5.JPG ▲ 수영팔도 시장상가


김팔도에서 유래한 <수영팔도시장>


수영 팔도 상가 시장은 조선 시대 좌수영장을 유래했다. 1832년에 간행된 『동래부 읍지』에 따르면 좌수영장은 매월 5일, 10일, 15일, 20일, 25일, 30일에 선 정기 시장이다. 경상 좌수영(조선 시대 경상 좌도 수군 진영)과 수영강을 끼고 있는 편리한 교통 환경이 이 지역에 시장이 발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좌수영장의 전통이 현재 수영 팔도 상가 시장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상가 건물을 준공한 ‘김팔도’의 이름을 상가 건물 이름으로 지으면서 ‘수영 팔도 시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1969년에 수영 팔도 상가 시장이 종합 시장으로 설립했다.


사진7.JPG ▲ 무료주차권 제공을 실시하고 있다


교통, 볼거리, 전통시장 상품권 등 편의제공


수영팔도시장에 12월 4일부터 야시장이 개장되면서 관광객들을 위해 차량통제구간 운영, 무료쇼핑카트 대여, 무료주차권을 제공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또한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우선 인근에 수영 교차로가 있어 시내버스 이용이 편리하다. 부산 도시 철도 2호선과 3호선의 환승역이다. 또한 수영 팔도 상가 시장 근처에 위치한 수영 사직 공원은 조선 시대 경상 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던 곳으로, 관광객에게는 이 지역이 유적지 답사와 전통 시장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최근 수영사적공원에서는 <수영성 난장>이라는 문화기획공연도 매달 열리고 있다. 수영 팔도 시장은 현재 시장경영진흥원 전통 시장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에 속해 있으며, 노점을 제외한 전체 129개 점포 모두가 가맹점으로 가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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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등 여러나라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세계의 맛과 팔도시장의 만남!


‘세계의 맛과 팔도시장의 만남’이라는 슬로건답게 수영팔도 야시장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이탈리아, 대만, 영국 등 10개국의 14가지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케냐 전통수공예 악세사리는 케냐인이 직접 판매 중이다. 특히 태국 국기를 걸고 판매하는 태국식 볶음국수인 ‘팟타이’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의 빠네스프는 3천원이라는 가격에 스프를 무한리필해 주었다. 대만의 치파이와 영국의 스카치 에그도 우리입맛에 꼭 맞았다. 특이한 것은 세계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문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다문화 가정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인 ㈜지구촌식탁이 고용한 사람들로써 수영팔도시장 상인회와 함께 협의를 거쳤다. 기존 상가 상인들 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야시장 부스 판매 수익의 일부가 시장발전기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합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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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담아준다


<수영팔도 야시장> 음식 솔직한 후기


닭 날개 볶음밥 구이는 안에 볶음밥을 넣고 겉에 매운 양념을 발라 구운 것이었다. 매콤한 것을 좋아하고 닭과 볶음밥을 함께 먹고 싶은 분은 시도해 볼만한 음식이다. 멕시코 전통음식인 또띠아는 볶음밥과 잘게 다진 고기와 야채를 먹기 좋기 말아 주었다. 한입 베어 먹으니 든든했다. 고기와 야채, 밥을 함께 씹으니 식감이 좋았다. 스카치 에그는 베이컨의 향과 소스의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가격에 비해 양이 적어 아쉬웠다. 빠네 스프는 동그란 바게트 빵에 스프를 넣어주었다. 추운 겨울밤 따뜻한 스프를 먹고 있으니 몸이 녹는 것 같았다. 다만 스프가 뛰어나게 맛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게트를 찢어서 스프에 적셔 먹으니 새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빠네스프, 스카치에그, 또띠아. 닭날개 볶음밥 구이 등 모두 평범한 음식이지만 시장에서 먹으니 그 맛이 더 특별했다. <수영팔도 야시장>에서는 길거리 음식은 먹기 불편하다는 편견과 다르게 편리한 용기에 담아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카드 결제도 가능했지만, 대부분 3~4천원짜리 음식이라 현금결제를 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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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팔도 시장의 상인들도 불을 밝히고 있다


상가의 불을 다시 밝히고 상인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주말 저녁이면 어두컴컴했던 수영팔도시장에 다시 불을 밝혔다. 사람들이 다시 모여드니 상가 주인들도 분주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싸게 준다는 상인, 모락모락 김이 나는 칼국수를 퍼 담는 주인, 옛날통닭을 사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가격을 흥정하고 덤을 끼워주는 모습의 시장이 그리웠다. 여름에는 찬바람,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대형마트도 좋긴 하다. 하지만 그곳엔 사람냄새는 없다. 수영팔도 야시장에서 느낀 것은 사람냄새였다. 야시장이라는 변화는 순식간에 수영팔도시장의 상황을 바꾸었다.


사진24.JPG ▲ 추운 겨울밤 많은 사람들이 야시장의 맛을 즐기고 있다


야시장 문화와 지역발전


부산에 처음 야시장이 만들어진 것은 부평깡통 야시장이 개장한 2013년 10월이다. 이후 초량 이바구 야시장과 수영팔도 야시장이 생겼다. 세 곳 모두 다문화 먹거리와 문화행사를 연계한 ‘문화 관광형 야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야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대형마트로 인해 사라진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게다가 다문화, 시니어, 저소득계층이 야시장의 주요 상인들로 구성 되면서 소외계층들이 지역경제에 활발히 참여하는 효과까지 얻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지역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소외계층이 사라지며 범죄율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야시장이 지역발전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에서 시작된 야시장 문화가 전국으로 퍼져 지역발전 뿐 아니라 관광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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