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시간선택제 임기제 4년 3개월
나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4년 3개월간 했다. 그간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단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시간 선택제이기 때문에 당직근무 제외와 하루 7시간 근무라는 큰 장점이 존재한다. 다만 그 외는 모두 단점이라고 보면 된다. 시간에 비례한 월급과 경력인정으로 모든 것이 100%가 아닌 87.5%만 인정된다. 그리고 공무원 조직에 속해 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냥 공무원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제 근무자라고 보면 된다. 늘공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업무를 한다. 어공인 나는 상급자 늘공들의 평판에 의해 계약 연장이 좌지우지 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늘공들의 부탁(지시)에 항상 밝고 긍정적인 답변을 해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처음 어공이 됐을 때는 너무 감사했고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나는 역시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합격문자에서 느꼈던 감사함은 증오로 바뀌고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던 태도는 복지부동으로 바뀌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늘공처럼 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지만 어공은 연봉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성과등급을 높게 받아야 월급이 오른다. 늘공처럼 호봉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만 대충 때웠다가는 평생 도돌이표 월급만 받다가 계약이 종료된다. 승진하기 위해서 셀프 승진(이직)밖에 없다. 더 높은 급수와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에서 높은 급수의 채용공고가 났을 때 반드시 이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