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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Feb 10. 2020

영화 #평일오후3시의연인 이야기

숏리뷰, 스포일러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

그렇게 될 줄 알지만 그 과정을 즐긴다. 사실 다양한 문화채널에 노출된 요즘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문구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어떤 이야기건 잘 만들면 먹힌다. 물론 무책임한 문구지만 그래도 뻔하고 뻔한소재안에서도 잘만든 이야기는 나온다.


이 영화는 불륜 이야기다. 설정을 보니 첫번째 불장난은 드라마판에서 했고 영화판은 그 뒷이야기인 것 같다. 근데 뭐 그렇게 앞이야기가 알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예측하지 못한 사연보다는 오히려 뻔한 이야기였다 치고 이어지는게 이해가 더 빠를 것 같았고 두 번째로는 영화 그 자체로도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는 커버하는 시간대나 등장인물의 범위가 넓다. 궁극적으로는 대부분 두 사람의 사랑이나 방해꾼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자극을 억지로 주려고 푸시하는 느낌은 덜하다. 큰 욕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뻔한 소재임에도 정직하게 밀고 나가다 보니 아무렇지 않게 패스했던 부분도 다시 보니 되짚어 볼 만한 구석이 쭉쭉 나온다. 때문에 이런 흐름이 영화의 런닝타임을 잘 메워주는 것 이상으로, 단순 불륜막장치정물의 카데고리를 뚫고 나오는 느낌 덕에 약간의 ‘깊이’를 부여받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오버하지 않는다. 나도 이 영화가 마지막까지 숨겨놓은 칼날을 앗! 하고 발견한 순간에는 속았다는 느낌도 들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정도면 멋진 두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어디 불륜치정물 뿐이겠냐만 이야기의 재미는 단순한 자극에서만 오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 이미 먹어본 적 있어 보여도 속까지 음미하고 싶어지는 깊이는 함부로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기에 성실함을 갖춘 이 ‘불륜로맨스’ 이야기의 ‘착함’이 결국 한 해를 돌아보면서 기억에 남는 영화로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만든 것 같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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