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풀고, 기본 훈련을 한다. 매우 기초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특정적이고 은밀하고 구체적인 나만의 작업이다. 늘상 하던 루틴을 그저 따르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루틴의 형태를 바꾸거나 순서를 바꿔보기도 한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신선함을 불어넣으려는 이유이기도 하고, 변화에 따른 몸 상태와 수행력의 차이에 대한 내적 궁금증이기도 하다. 어떤 때에는 평소대로 루틴을 수행하다가, 어떤 한 순간, 새롭게 필요되는 훈련이 즉흥적이고도 자연스럽게 발견되며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 또 한동안 그 훈련을 루틴에 적용시키면서 간다.
그렇게 보통은 몸 컨디션에 따라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몸을 풀고 수련한다. 어떤 때에는 진이 너무 빠져서 막상 춤을 출 신체적 정신적 기력이 남지 않은 상태가 되기도 한다. 에너지의 적정 분배를 고려해야 하는데, 하다보면 또 매달려서 하게 되는 것이다.
몰랐던 깊고 세밀한 곳이 발견이 되어서 너무 재밌고, 어떻게 잘 건드려주고 파주면 뭔가 될 것 같기도 한 희망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이다. 지나가자니 개운치 않고 성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게, 본격적으로 춤추기 전에 신체적 정신적 소진 상태가 되는 때가 있다.
몸에 첫 시동의 불을 당기는 그 순간, 마음을 다잡고 수련에 한동안 몸을 맡겨야 하는 그 순간, 절대로 즐겁지 않은 그 순간이 정말이지 가장 심리적으로 힘들다.
어떻게 해도 그 힘듦은 여전히 지금도 피할 수가 없다.
순간적이고 강렬한 불이 솟는 듯 첫 열이 내 온 몸을 잠식할 때, 심장의 펌프질, 첫 숨의 급박함이 몸을 두들길 때, 그때부터 내 몸은 고단함과 희열속에서 서서히 꿈틀대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