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ri's Crypto Theses for 2022
최근 Crypto 업계가 다시 핫해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변화는 아주 매서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가격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솔라나 등 Layer 1 솔루션이 다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온라인과 비대면을 통한 사회활동이 증가하며, 소위 '메타버스' 라고 불리는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세계 활동을 위한 플랫폼을 선점하고자 하는 메이커(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2018년 블록체인 열풍을 거친 후 약 2년 정도의 'Crypto Winter(크립토 윈터)' 속에서 소위 '탈블(탈 블록체인)'도 해본 본인으로서는 놀라울 지경이다.
하여간 시대가 바뀌고 있음은 분명하다. 2020년은 DeFi의 해였고, 2021년은 NFT의 해였다. 그렇다면 2022년은 무엇이 될 것인가. Web3가 단순한 구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비즈니스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암호화폐 업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정보는 쏟아지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선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에 소재한 암호화폐 리서치 회사인 Messari(메사리)는 최근 'Crypto Theses for 2022' 를 발간하였다. 약 115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korbit)은 위 메사리 리포트를 국문으로 번역 및 요약한 2022년 가상자산 투자 테마 리포트를 발행하였다. 약 73페이지 정도 된다. 암호화폐 업계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일독할 것을 권하며, 본인은 위 두 레포트 들을 읽고, 본인이 주목한 지점을 요약, 정리하고자 한다.
Disclaimer: 메사리 리포트 및 본인의 글을 통한 정보는 부정확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소지가 크며, 이를 바탕으로 내린 의사결정에 대한 결과에 대해 본인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또한, 해당 글은 레포트 내용을 스스로의 언어로 요약 정리한 것으로, 개인적인 사족이 다소 추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권유 의도가 전혀 없음을 사전 고지드립니다.
MZ세대들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안전한 노후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미 기득권을 차지한 정부와 기업이 다 "헤쳐먹고" 있고, 그 가운데에서 본인들이 부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 코인에 투자하고 가즈아를 외치는 청년 세대는, 노동의 가치보다 요행을 바라는 것이 더 확률 가능성이 높은 도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오는 MZ세대들은 일명 'Web 3.0' 이라고 불리는 탈중앙화 기술이 무능하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메사리 리포트는 최근의 Web3 열풍을 두고 크립토 숙명론이라고 부른다. 이미 열정적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비전을 갖고 크립토 업계에 들어와서 일하고 있으며, VC들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다. Web3 열풍이 불기 전, 이미 크립토 업계에 충분한 인프라가 만들어져 정치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암호화폐를 받아들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Web 3.0은 무엇인가? Chris Dixon은 Web 3.0에 대해 "만든 사람과 사용자가 토큰의 지휘에 따라 공동 소유하는 인터넷" 이라고 정의했다. 어느 칼럼리스트는 Web의 진화를 Read-only(Web 1.0), Read-Write(Web 2.0), Read-Write-Own(Web 3.0)이라고 표현했다. 주로 Web3는 암호화폐, 스마트 컨트랙트 컴퓨팅, NFT, DeFi, 메타버스, DAO(커뮤니티 거버넌스) 등 트렌드를 퉁쳐서 언급하는 단어이다. Web3 분야 모두 성장하겠지만, NFT 인프라와 DAO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SaaS 도구, 그리고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성장 잠재력이 클 것이다. 각각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먼저, NFT 인프라다. NFT가 핫하다고는 하지만, NFT의 생산과 거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뒷단의 인프라는 모두 초기 단계다. 그 다음으로는 DAO 툴링이다. DAO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도 역시 초기 단계이다. 현재 DAO에서는 투표자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이며, 각종 거버넌스 결정 역시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최근 10년 내에 DAO 형태의 커뮤니티가 주식회사를 일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전제를 성립시키려면 2022년에는 주목할 만한 DAO SaaS 도구가 등장해야 한다. 또한, DAO가 법률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블록체인 인프라다. 블록체인 자체의 동작이 원활하도록 돕는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주로 블록체인의 TPS 처리속도를 다루는 확장성(scalability)와, 서로 다른 종류의 블록체인의 통신을 돕는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문제로 나뉜다. 올해(2021년)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의 경쟁자라고 하는 Layer 1 블록체인이 개발을 가속화했다. 이에 베팅하는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50~100배 이상 뛰는 경우도 발생했다. 예를 들어 솔라나를 생각해보면 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블록체인은 서로 간의 통신을 필요로 한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은 이미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을 지원하는 크립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목표로 된다. 이더리움은 느린 속도를 보완하기 위하여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이를 Layer 2 롤업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블록체인은 이더리움의 Layer 2 롤업과의 연결도 필요하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이종 블록체인 간의 원활한 연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두고 인터체인(interchain)이라고 부른다.
올해 크립토 업계에는 엄청나게 많은 투자금이 유입되었다. 크립토 전문 투자업체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가격이 수십 배 상승하며 총 운용자산이 증가하였다. 한 예로 멀티코인(Multicoin)은 올해 투자펀드 역사 상 가장 높은 연간 수익률을 달성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현재는 내노라하는 크립토 펀드들, 예를 들어서 a16z나 Polychain, Paradigm과 같은 업체들은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전통 헤지펀드들은 향후 5년간 운용자산의 약 7% 가량을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며, 일부 국가연금도 암호화폐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비록 금리가 인상된다고는 하지만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에 준하는 현 시점에서 암호화폐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암호화폐 업계가 원하던 기관투자자의 진입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싶으면 골드만삭스를 찾는 것이 아니고, 제네시스(Genesis)나 코인베이스(Coinbase Institutional)을 찾는다. 이 쪽으로 인재가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가격은 어떻게 될까? 먼저 비트코인을 살펴보자. 비트코인의 펀더멘탈 분석 방법 중에서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를 꼽아볼 수 있다. 이 수치는 비트코인의 총 유통 물량 중 과거 5년 간의 움직임이 없는 물량을 제외한 수량(free float)과, 각 트랜잭션 별로 거래 당시의 비트코인 가격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Realized Value) 간의 비율이다.
하기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MVRV가 3일 때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단기 거래 입장에서는 좋은 수익성을 보였다. 그런데 MVRV 비율이 3을 넘는 경우가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2011년에는 4달, 올해에는 3일). 다시 MVRV가 3을 찍을 비율은 언제 올까? 가격이 10만 달러에는 거래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비트코인이 정말 금 시가총액을 넘으면 어떻게 될까? 50만 달러에 도달하면 된다. 현재 대비 약 10배의 수익이지만, 역대 비트코인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아쉽기는 하다.
비트코인의 미래는 Web3 가상세계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금융 잔고에서 비트코인이 마치 준비금(reserve)처럼 사용될 것이다. 참고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조금 별로라고 한다. ETF는 원유와 같이 현물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거나 현물 보관이 어려운 원자재를 트래킹하는 경우에 의미가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보관을 쉽게 할 수 있다. 선물 ETF는 롤오버 비용이 시간이 갈 수록 증폭되기에,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다.
최근 크립토 업계에서 가장 핫한 코인은 솔라나다. 하지만 폴카닷과 아발란체도 만만치 않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는 이유는, 이더리움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블록체인 경쟁자들 때문이다.
업계의 미래가 서로 다른 이종의 블록체인이 공생하는 모델(멀티체인)이라고 믿는다면, 주요 레이어 1 플랫폼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하는 편이 더 낫다. 아무튼 블록체인들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데, 1) 각 블록체인에 프로젝트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 것인가? 2) 개발자들을 어떻게 얼마나 유치할 것인가? 이 두 질문이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 이미 이더리움의 경쟁자들은 개발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경쟁자들에 분산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에 올빵한 후 가즈아를 외칠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이더리움의 운명과도 관련있다.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롤업과 같은 Layer 2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가장 많이 성장한 레이어 2 솔루션은 Polygon이다. Polygon은 사이드체인과 플라즈마를 사용한 솔루션으로 시작했지만, 영지식 증명 등 다양한 방식을 차용하기 시작했다. 올해 10월 Polygon의 액티브 지갑주소는 이더리움의 그것을 능가하였다. 비탈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zk 롤업이 이더리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프라이버시 이슈가 중요한 대형 기관에서 주목할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옵티미스틱 롤업과 zk 롤업 등의 솔루션이 빠르게 적용되는 것이 이더리움의 견고한 시장 내의 위치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zk 롤업은 EVM 호환성이 없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폴카닷과 코스모스는 탈중앙화 구조에 더 무게를 두는 반면, 솔라나는 레이어 1 자체의 속도를 중시하여 이를 위해 탈중앙화를 희생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더리움 2.0이 성공하여 경쟁자의 견제에 성공하더라도 축적된 가치가 레이어 2 솔루션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솔라나와 폴카닷은 그럴 우려가 없다. 특히 폴카닷은 Layer 2 솔루션을 활용하지만, DOT는 토큰 이코노미 상 폴카닷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는 프로젝트가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위해 파라체인(parachain) 이라는 형태가 되는데, 이 때 전세금으로 DOT 토큰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DOT 가치가 다른 곳으로 유출되지 않는다.
한 편으로, 크립토 겨울은 중기적으로 또 올 수 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미래 예측가설에 대해 스스로 동의할 수 있다면, 지구력이 꼭 필요하다. 크립토 침체기를 굳건히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도록,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말고 세무부담이 생기면 바로 현금화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스스로 저점과 고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buy the dip) 확신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DeFi는 2020년 8월 이후 엄청난 성장행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통 금융자산 시가총액의 약 1% 내외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형 DeFi 프로토콜의 가격이 최근 정체상태에 있지만, 크립토 금융시장이 중앙화 금융기관을 대체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리스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어볼 수 있겠다. 하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프로토콜 간의 경쟁 심화, 기술적 문제, 규제 강화 등이 있다.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든 지금은 돈이 많은 '고래' 위주로 DeFi 프로젝트가 사용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먼저,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살펴보자. 대표적으로 DAI와 Terra를 살펴볼 수 있는데, DAI는 지난 4년 동안 여러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이더리움 블록체인 내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DAI가 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담보로 쓰이고 있는 반면, Terra는 DAI와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멀티체인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크립토가 멀티체인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가장 광범위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쓰임받는 스테이블 코인이 승자가 될 것임은 분명하겠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달러(dollar)에 가치를 고정(페깅)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도 있다. 미 연준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즉 달러 의존도를 제거하려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있으며 이는 올림포스다오(Olympus DAO)이다. 올림포스다오는 사용자들이 ETH, DAI 등의 토큰을 영구적으로 예치하고 그 대가로 OHM이라는 토큰을 받는다. 예치 자산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OHM을 교환하고, 일정 기간 예치 후에 액면가로 환매할 수 있다. 8개월 만에 7억 달러를 모았으며, 이제는 DAO 스스로 탈중앙화적인 금융 정책을 펼칠 수도 있으리라 기대된다.
다음은 디파이 생태계의 진화를 보여주는 이미지다. DeFi 2.0이라는 단어는 "Protocol-controlled value" 와 맞닿아있다. 기존의 디파이는 토큰 발행을 인센티브로 활용하여 유동성 제공자(Liquidity Provider)를 예치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구조는 처음 DeFi 프로젝트에 사용자를 유치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곧 경쟁 프로토콜로 이탈한다는 리스크가 존재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기된 것이 타 프로토콜에서 유동성을 임대하는 것이다. (특히 테라 생태계에서 이러한 형태가 자주 보인다. Anchor Protocol을 찾아보면 좋다)
올림포스다오와 Fei가 대표적인 예시인데, 올림포스다오는 자체 OHM 토큰의 가격을 할인하여 ETH 등 다른 자산과 교환하고, 이렇게 얻은 자산을 준비금으로 비축하여 OHM의 가격을 유지한다. Fei의 경우, Ondo Finance를 이용하여 Ondo의 토큰을 Fei에 담보 형태로 예치하고 Fei는 담보에 해당하는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일정 시간 제공한다. 올림포스다오는 2021년 12월 현재 7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였고, 이를 다른 DeFi 프로토콜에 예치하여 수익을 내고 있다. 프로토콜 재정은 늘어나며, 자금 조달비용은 줄어든다. 매출은 늘어나고 비용은 감소하는 것이 DeFi 2.0의 혁신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DeFi 거래소로 주목할 만한 것은 1) Uniswap V3 2) Perp 3) dYdX가 있다.
유니스왑(Uniswap)은 V2까지 유동성 제공자들이 유동성을 예치하여, 유동성 풀 규모에 따라 가격커브가 정해지는 시스템이다. 자산 교환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고 평할 수 있는데, V3에서는 각각의 유동성 제공자들이 매매 구간을 조정하고 유니스왑은 이러한 조정 요구를 모아 총 유동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현재 시가구간에 유동성이 몰리도록 설계하여 호가 스프레드를 줄였다. 이를 concentrated liquidty라고 하는데, 유동성 제공자에게 지정가 주문을 통한 마켓 메이킹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거래 수수료를 조정하여 유동성이 적은 마켓에서도 유동성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concentrated liquidity가 AMM의 미래라는 사실은 V3의 빠른 성장에서 입증된다.
올해 탈중앙화 거래소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은,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Layer 2 솔루션의 등장이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속도가 올라가야 온체인, 즉 네트워크 위에서 탈중앙화 방식으로 파생 선물 거래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는 Perpetual Protocol(Perp)와 dYdX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Perp는 이더리움의 Layer 2 솔루션 중 하나인 xDai를 기반으로 성장하였다. 이후, 이더리움의 롤업 솔루션인 Arbitrum 위에서 V2(Version 2)를 출시했다. dYdX는 zk(영지식 증명) 위에서 설계되었다.
만약 여러분이 멀티체인 미래를 믿는다면, 디파이의 성장 전략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1. 이더리움 중심으로 설계한다: 유니스왑이나 Perp처럼, 이더리움 기반의 Layer 2 솔루션으로 올린다.
2. 모든 체인에 뿌린다: 요즘 등장하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생태계를 이용하고자 EVM(이더리움 가상머신) 호환되도록 설계된다. 그래서 EVM 호환하도록 DeFi 프로토콜을 설계한 다음, 일일이 EVM을 지원하는 Layer 1 체인에 올린다.
3. 선별적으로 접근한다: 떡상 각이 보이는 Layer 1 솔루션 하나를 잡아서 거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4. 독립된 체인을 만든다: Compound처럼 프로토콜 고유의 체인을 설계하고, 인터체인으로 연결한다.
어떤 전략이 효율적일까? 이더리움 중심으로 설계하면 다른 Layer 1 프로토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모든 체인에 뿌리는 전략은 노력 대비 수익이 적을 수 있고, 유동성이 흩어지며, 기술 부채가 많아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스시스왑이 이 전략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95%의 수익이 여전히 이더리움에서만 나오고 있다. 선별적 접근은 각 레이어 1 체인과의 유기적 협력이 가능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Aave, Curve, Avalanche Rush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테라는 올해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였다. 차이 결제 앱과의 협업으로 약 2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는 시가총액 70억 달러를 넘어 MakerDAO의 DAI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 5월에서의 폭락장을 살펴보면 LUNA의 담보 가치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견고한 생태계인지 질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 콜롬버스 5 업데이트를 통해 다른 체인과의 연동성을 확보하고 LUNA와 UST를 이더리움, 솔라나, BSC 등으로 유통시킨 것은 리스크를 분산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DeFi 파트의 끝으로, 보고서의 내용과 함께 개인적인 사족을 붙이자면 디파이 레이어는 베이스 레이어에 비해 높은 성장 포텐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립토 VC인 Placeholder 대표인 Chris Burniske도 언급했듯, 이종의 블록체인 간의 상호운용성이 증가해 네트워크 간의 통신이 늘어날 수록 Layer 1 블록체인의 가치보다는 이종 체인간의 거래를 지원하는 미들웨어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이 외에도 프랑스 은행인 Societe Generale이 자사 발행채권을 담보로 DAI 대출을 추진하는 등, 기관 투자자의 DeFi 진입도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겠다.
NFT에 대해서도 언급해보자. 대체 불가능하며,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특징 상 NFT 시장의 시가총액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NFT 시장을 통해 발생한 디자인 업계와 디지털 아트 시장의 성장을 보면 NFT 섹터의 장기적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NFT의 성장을 잘 따라가기 위해서는 개별 NFT 프로젝트 자체에 투자하기 보다는 NFT 뒷단의 SaaS 도구나 NFT 크리에이터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고 레포트는 주장한다. 사람들이 NFT를 생각하면 디지털 아트를 떠올리지만, 사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는 디지털 아트를 선별하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거래소와 같이 뒷단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레포트는 주장한다.
레포트는 NFT 시장에서 PFP(Profile Pictures)를 언급하는 데 주목해야 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Crypto Punk, Bored Apes Yacht Club, Pudgy Penguins 등으로 대표되는 PFP는 자신이 특별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집단에 소속해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디지털 뱃지다. 어떤 커뮤니티들은 커뮤니티를 성장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나 프로젝트에 먼저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Airdrop의 혜택을 제공한다. 시계와 차가 실제 세상에서의 자아를 나타내듯, 디지털 월렛에 존재하는 NFT가 가상 세계의 '부캐'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이다. 팬토큰은 PFP의 개념에서 "회원권이 더해진 수집품" 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권이라는 것은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다. 예를 들어, NBA Topshot은 NBA 농구 게임 명장면을 영상 NFT로 소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팬토큰의 개념을 NBA Topshot에 반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집품 소유자에게 VIP 선수의 시즌 외 경기 초대권을 부여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팬토큰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팬토큰을 가진 홀더끼리 투표를 통해 밴드 운영에 참여하게 설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소규모 인플루언서들은 초창기 성장을 위해 팬토큰을 인센티브 부여의 방법으로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메타버스의 시대에서는 NFT를 통한 개인의 희소성을 뽐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활용한 탈중앙화 SNS(Decentralized Social, DeSo) 설계도 가능하다.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인 사용자에게 토큰으로 보상하는 형태가 주가 되는데, 예를 들어 Twitter의 BlueSky나 gm.xyz를 꼽아볼 수 있다.
Unblocked의 저자가 작성한 디센트럴랜드와 로블록스의 축제를 서로 비교한 글을 참고하면 좋다. 누군가는 jpg 형태로 쉽게 디지털 아트가 복제된다고 할 지 모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NFT, 디지털 아트, 토큰은 복제가 불가능하다. 레포트에서 소개하는 맥락은 이렇다. 만약 여러분이 축제에 갔는데, 복제한 가짜 아이템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옆에서는 모두가 진짜 아이템을 쓰고 있다. 얼마나 부끄럽지 않겠는가. 이러한 지점은 과거에도 반복된 바 있다. 바로 음악과 영화를 불법 복제가 성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근절되지 않았나.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NFT 시장이 성장하면서 NFT의 금융상품화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올해 고가 NFT가 등장하면서 NFT를 주식 분할하는 것처럼 쪼개는 시도를 볼 수 있었다. 세분화의 장점은 1) 유동성이 적은 NFT 시장에서 거래를 활성화시켜 적정한 가격을 찾아가는(즉, price discovery) 데 용이하며 2) 거래 유동성을 높여 금융 자산으로서의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 구매가 부담스러운 고가의 NFT도 쪼개서 판매하면 구매하기 편하고, 담보로 맡기기 쉬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기도 유용하다. 이러한 시도는 PleasrDAO, PartyDAO, The Punk(FLOOR token)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NFT를 취급한다면, NFT 자산의 금융화 측면으로 흘러갈 양상이 높다.
올해에는 P2E(Play to Earn)도 엑시인피티티 게임의 유행에 힘입어 크게 주목받았다. P2E 플랫폼은 최근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a16z의 Mythical Games 1억 5천만 달러 투자, Enjin의 1억 달러 게임 펀드, FTX와 Lightspeed는 Faraway Games에 2100만 달러 투자 등 주목을 받고 있다. 레포트 저자는 내년 상위 5개 게임 스튜디오가 인수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의미있는 규모로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것이라고 본다.
레포트는 CBDC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중국은 DCEP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이다. 목표는 중국 정부의 민간자본 통제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은 CBDC를 추진하기 보다는 현재 존재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 내로 들어오도록 하는 방향이 훨씬 유리할 것이며, 연준 의장 제롬 파월도 관련된 언급을 한 바 있다.
2022년은 DAO의 해가 될 것인가? 레포트에서는 DAO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미션 수행을 위해 자산을 관리하는 유동적인 온라인 공동체이다. DAO의 token으로 1) 투표 권한을 결정하고 2) 조직 자금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하며 3) 공동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4) 마지막으로 반사회적인 행위를 막는다. DAO는 공간의 제약이 없이 열정과 지식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간이 될 것이며,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평판 포인트를 얻으며 DAO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겠다.
DAO가 펀딩과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시하고, 팀을 구성하면 이 팀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역할이 종료되면 해체되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는다. 빅텐트 대형다오는 계속 유지되겠지만, 각 역할 별로 묶여있는 팀은 중소형 규모로 계속 생성되고 해체될 것이다. DAO에서의 노동시장은 유연할 것임은 자명하다. 하기의 FWB 다오를 보면 큰 규모의 다오 아래에 중소 규모의 DAO가 존재한다. 조직 내 역할을 세분화하여 유동적인 하위 다오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 외에도 조직 내 역할에서 어떻게 해야 적절하게 역할을 위임(delegate)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부분까지도 다 거버넌스 투표에 맡겨야 한다) 혹은 DAO의 작동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툴링으로 어떤 것이 나올 것인가? 모두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상자산 강세장에 힘입어, 유니스왑이나 컴파운드는 각각 40억 달러와 10억 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하기 장표를 보면 알겠지만 각 다오는 native-token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시장가 등락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적절하게 자산을 배분하지 않은 DAO 프로젝트는 bearish 시장이 시작될 경우 재정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침체기를 버티지 못할 수 있다. 프로젝트 재정 자산의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젝트 재정관리로 손꼽을 수 있는 것으로는 DeepDAO가 있겠다.
새로운 형태의 투자집단이 등장할 것인가? Metacartel Ventures는 토큰 투자 프로세스를 socialize하여 GP들에게 인센티브를 유동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크립토, 회사 주식 등 토큰화할 수 있는 자산이면 그 어떤 것도 투자할 수 있기에 기존의 VC가 가질 수 없는 유연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투자 DAO가 DAO의 DAO를 인수하고, 혹은 Web 2.0 기업도 인수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필자 주: HarvardDAO라는 프로젝트도 있는데 외지인도 Harvard, MIT 출신 스타트업의 초기 라운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DAO다)
정보 전달에 있어서도 DAO는 주목할 만하다. 큐레이션다오는 기존의 중앙화된 미디어가 갖고 있던 광고 수익 기반 알고리즘을 걷어내고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크라우드 소싱하여 고퀄리티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PubDAO, 메사리의 The Hub, AnalystDAO, BanklessDAO, MetricsDAO, DuneDAO 등 컨텐츠 큐레이션 뿐만 아니라 데이터 큐레이션에도 주목할 만하다. (필자 주: 국내에서도 얼룩소라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고퀄리티 컨텐츠의 크라우드 소싱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본인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 또는 누락된 내용은 Messari 리포트나 코빗의 한국어 보고서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링크는 맨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