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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ep 03. 2023

[ 육아일기 ] 아내의 휴가, 방콕아 아빠랑 놀자

D+55, 아내의 바깥 외출, 아빠의 고군분투

04:30분, 방콕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어쩌다 보니 미라클 모닝을 실현 중이다.


방콕이를 안고 어두운 거실을 돌아다니며 다시 한번 아기가 잠을 자길 바란다.


아기가 잠을 자길 시작하면 재빠르게 방콕이를 치우고 긴 밤동안 먹었던 분유병을 설거지한다.


이 녀석이 이상하게 밤을 잘 잔다. 1시간 동안 추가로 잠을 자는 덕분에 나도 한 시간가량 쪽밤을 잤다.








어영부영 방콕이와 씨름하고 있으니 어느새 8시가 되었고 아내를 깨우기 시작했다.


“여보, 얼른 일어나! 오늘 8시 30분 병원 아니야!?”

“어어! 알람이 안 울렸네ㅜㅡㅜ”

“지금 늦은 건 아니니까 얼른 준비해요.”

“(준비 완료 후) 오빠 나 병원 갔다가 한 다섯 시쯤 올게.”

“응! 조심히 다녀와, 맛있는 거 챙겨 먹고”

.

.

.


이렇게 방콕이와 단 둘이 남게 되었다.





방콕이와 나,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아내가 낮에 아기를 보는 게 상당히 힘들다고 이야기했는데, 과연 어떨지 궁금했는데, 그 생각을 한 지 30분 만에 아내의 말에 동의했다.


일단 등에 바닥에 닿기만 하면 울기 시작해서 안고 있거나 아기띠를 하고 있는데 이게 허리가 상당히 아프다.


내심 쉽게 방콕이를 잘 돌봐서 아내에게 당당하려고 했는데, 왜 빨리 5시가 안 되냐는 생각으로 괜히 시계만 계속 쳐다보고 있다.


단 하루만 낮에 전담으로 아이를 돌보았을 뿐인데 매일 낮에 육아하는 아내가 새삼 대단했고 예전에 케이크를 사느라 20분 정도 늦었었는데 그때 아내의 표정이 좋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이는 계속 자다 깨다 울다를 반복하며 어찌 저찌 아내가 올 시간이 되었고 짜짠~ 하고 아내가 나타나는데 이렇게 아내가 반가울 줄 몰랐다.ㅎㅎㅎ


육아는 정말 힘들다는 사실과 아내에 대한 배려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고, 결국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상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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