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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ep 11. 2023

[ 육아일기 ] 병원 가게 된 방콕이, 긴장되는 나날

D+58~63, 육아종으로 큰 병원으로 가다.

1일 1편의 육아일기를 쓰려고 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 이유는 2가지로 볼 수 있는 데 첫 번째로 퇴근 후 아이를 씻기로 재우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글의 소재에 한계가 생겼다. 두 번째 아이가 아파 병원을 다녀왔고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걱정이 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물론 검사의 차원으로 병원에 가는 것이고,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믿는다.)


그러다 보니, 물론 핑계지만, 글을 제대로 쓸 시간도 없었고 그 와중에 약속된 일정까지 소화하다 보니 정신이 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일주일 간 아이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회사 창립기념일을 이용하여 아이의 병원을 가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서 벌써 4번째 병원, 병원과 별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가게 된다. 아이의 배꼽에 진물이 계속 생겨 병원에 가게 된 것이고 진물로 인해 가는 건 2번째이다.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상태를 보시고 간단한 치료를 마친 후  무서운 이야기를 하신다.(지금 생각하면 아주 별 것 아닌 사소한 이야기긴 하다)


"아이 배꼽에 진물이 아직도 계속 있네요."

"네, 왜 그럴까요? 의사 선생님?"

"육아종이라서 그래요, 근데 아직 진물이 나니까, 대학병원으로 한 번 가보시져."

"네? 대학병원이요? 우리 방콕이가 어디 많이 안 좋은 건가요?"

"아 그런 건 아니고요, 크로스 체크하는 것도 좋으니까 한 번 가보는 거예요."

"아 그렇구나 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네요."

"아마 별 이상은 없을 거예요 OO병원, 소아외과 OOO교수님 찾아가 보세요."

"네...."

.

.

.


별일 아니라 했지만, 큰 병원에 간다는 사실이 조금 불안했다. 급히 OO병원으로 예약 문의를 하였고 다행스럽게 다음날 바로 예약일정을 잡게 되었다. 나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아내는 장모님과 병원에 가면 되니 괜히 연차를 쓰지 말라 일러둔다.





다음 날, 회사를 출근했는데,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 오후 3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 시간이 지나면 진료가 끝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료를 마무리하고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닌듯했다.


"여보, 방콕이 어때? 괜찮다지?"

"아, 물어봤는데 큰 일은 아닌 거 같긴 한데 계속 진물이 나오면 수술해야 할 수도 있대."

"뭐? 그 정도야? 왜 왜 왜 그렇대?"

"그게 진물이 계속 나면 장기에 문제가 있는 거래, 그래서 배꼽을 좀 더 잘 말려주려고."

"그래 그래 그러자, 아오 너무 걱정되네."

.

.

.


그렇게 초조한 시간이 흐르고 퇴근을 한 뒤 바로 집으로 향했다. 아내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를 씻기고 배꼽 주변을 아주 잘 말려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2-3일 정도 행동에 옮기니 다행스럽게도 진물이 생기지 않았다. 아직 2주를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진물이 나오지 않는 거에 마음이 안심되었다.


아빠가 되고 나니, 내가 아픈 거보다 아이가 아픈 게 더 힘든 것 같다. 사실, 이 말을 아이가 없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고 나의 삶이 난 정말 소중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비로소 이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 아이는 부디 건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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