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멋 no, 뜬구름 no. 읽으면 무조건 성장합니다.
사실 저는 '그릿', '제로 투 원', '로지컬 씽킹' 같은 유명한 필독서를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도 "그래도 '마케팅 설계자'는 읽어봐야지"라며 호기롭게 도전하였으나.. 이메일을 엄청난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하는 영미권 마케팅의 특성과 해외 번역체를 견기디가 어렵더라구요.
또 '컨테이저스'나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같은 실무와 자기계발의 중간(?)에 있는 도서들은 "다 좋은 얘기인데, 그래서 내가 어떻게 활용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항상 남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서 뉴비분들을 위해 나름대로 엄격하게 기준을 세우고, 연차별로 딱 한 권씩만 추천하려 해요. 추천하는 책이 너무 많으면 뭐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니까요.
(1) 번역체가 아닌, 술술 읽히는 국내 도서일 것
(2) 당장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인사이트를 포함할 것
(3) 내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사례를 중점적으로 소개할 것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마케팅이라는 업에 대한 정의와 사회 초년생에게 필요한 마인드셋을 알려줘요.
前 배달의민족 CBO님께서 집필하신 책입니다. 처음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하면, 당장 페이스북 광고 돌리는 방법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싶을거예요(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일 때 즈음에 이 책을 읽어보면, '이게 정말 주니어에게 필요한 내용이었구나'를 떠올릴 수 있을거예요.
책의 내용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마케팅'이라는 업(業)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과 조직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생활'에 대한 내용이 함께 녹아있으니까요. 때문에 실무 스킬셋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연차와 관계 없이 한 번 쯤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단한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가독성이 너무나 좋다는 점이예요. 친한 동아리 선배가 하나하나 알려주는 듯이 술술 읽히는 게 특징입니다. 글이 정말 매끄러워서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았더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니,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한 번쯤은 일독을 권장합니다.
AARRR, AB테스트 설계 방법, 앱 어트리뷰션의 터치포인트 등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알려줘요.
워낙 유명한 책이죠. 양승화님의 그로스 해킹입니다. 저도 말로만 듣다가 비교적 최근에 읽게 되었는데, 실무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정말 많았어요. 더군다나 다른 마케팅 책처럼 툴의 사용법이나 겉멋 가득한(?) 깨우침이 아니라,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이나 OMTM 설정법 등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인상깊었습니다.
사실 '마케터'와 '그로스 해커'는 직무의 차이라기 보다, 실무자 스스로의 마인드셋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용자의 전체 Funnel을 넓게 봐야 장기적인 비즈니스 개선이 가능하지만 개인의 연차에 따라, 혹은 소속된 조직의 문화에 따라 Acqusition에 치우치기 쉽죠. 때문에 지표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그로스적 사고"의 함양을 위해 추천합니다.
가상의 사례를 중심으로, "너라면 어떤 전략을 수립할래?"라며 끝없이 질문해요.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인생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론보다 사례를 중심으로 배우는 걸 선호하는데, 생각치도 못했던 다양한 사례를 독자에게 질문으로 던지는 형태거든요. 실제로 책에서는 아래와 같은 주제로, 독자는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지 여러모로 고민하게 만듭니다.
당신이 '솔의 눈' 음료의 마케팅 전략을 기획한다면, 타겟은 누구인지?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하기 위한 B2G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 님비(NIMBY) 현상이 심하다면?
당신이 사무용 프린터(B2B) 마케팅 담당자라면, 어떠한 전략을 수립할 것인지?
책의 구성도 소설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습니다. 잘 나가는 대형 종합대행사 소속의 주인공이 이상한(?) 기획실에 소속되어,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비딩(PT)을 진행하며 성장해나가는 내용이예요. 엘리트 출신인 주인공이 데이터 중심의(정량적인) 전략을 수립하다가, 오히려 정성적인 기획과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단편적인 영역의 스킬 셋이 아닌, 보다 넓은 시야의 마케팅 기획을 고민할 때 정말 큰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예요. 시니어 뿐만 아니라 미들급 마케터나, 기획자 등의 직무라면 일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리디에도 있어서 전자책으로 출퇴근 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예요.
누구나 추천하는 책을 선정하는 기준도, 각자 독서를 통해 얻고 싶은 점도 다르겠지만. 지난 7년간 꽤 많은 책을 추천 받아 읽으며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국내 도서를 선별해봤어요. 번외로 해외 마케팅 책 중에 딱 한 권만 꼽자면.. 국내 대형 광고대행사 대표님께서 추천해주셨던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해킹(션엘리스)'이 읽었던 해외 마케팅 책중에 가장 인사이트가 많았다고 느꼈어요. 비록 번역체 알러지 때문에 읽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요.
책은 물론 읽으면 좋지만, 책에 담긴 내용을 직접 실현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아직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혹은 읽어볼만한 마케팅 책을 찾고 있다면 위의 세 권부터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름대로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중점적으로 선별했으니, 한 번쯤은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올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