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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연솔 Jan 06. 2021

영화 가이드_지금, 시작합니다.

'생각 있는' 영화 감상을 위한 가이드



영화란 무엇인가.

나는 영화가 무엇인지 물었던 적이 없었다. 영화는 너무도 자명하게 '그 무엇'으로 존재했기에. 언젠가 '그 무엇이 무엇이냐'라고 설명을 요구받았을 때, 나는 쉽사리 입을 뗄 수 없었다. 약간의 설렘과 기대를 안고 영화관에 앉아 한두 시간을 보내는 것. 어떤 전율을 온몸 가득 가지고 영화관을 나서게 하는 게 영화였다.




그런데 어느덧 그 떨림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뒤로 영화를 보는 게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루했다. 온몸이 베베 꼬이는 지루함에 몸 둘 바를 몰라, 소변이 마렵지도 않은데 상영 도중 화장실을 가기도 했다. 영화는 내게 '시간을 좀먹는 벌레'였다.



강렬하고도 의미심장한 클로즈업. <조커>(2019)

그러다 언젠가 좋은 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소설과 그것을 각색한 영화를 비교해보는 강의였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보던 그 영화를  생각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모티프가 묘한 의미로 다가왔고 인물의 클로즈업이 의미심장한 순간들이었다.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그 뒤로 나는 영화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아마 이전의 전율과 지금의 전율은 다를 것이다.

전자가 말초적인 환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후자는 이성적 분석에 의한 쾌감이다. 분석적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두 시간가량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냈던 가상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구축되었는지 뜯어보는 것이다. 이 작품이 현실의 거울인지 상상의 반영인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작품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당신은 영화를 '진짜' 감상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란 사랑으로부터도, 우정으로부터도 느낄 수 없는 전율을 선사하는 존재다. 그 전율이 궁금한 당신에게 '영화 가이드'를 보낸다. 영화 가이드는 작품, 이론, 감독의 세 줄기로 나눠진다.


1. 영화 가이드[영화]는 작품의 특징에 주목한다. 나름의 시선에서 작품의 독특한 점을 포착해 제시한다. 이는 영화 감상 전인 사람들에게는 감상 포인트가, 감상을 마친 사람들에게른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줄 것이다.


2. 영화 가이드[이론]은 영화를 둘러싼 여러 이론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고전영화이론부터 현재 디지털 영상미학까지, 그 흐름을 천천히 정리해보자. 이론을 통해 독자 나름대로의 관점을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


3. 영화 가이드[감독]은 작품을 빚어내는 감독의 생애, 세계를 바라보는 고유의 관점, 필모그래피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고유의 기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감독에 대한 이해는 작품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이외에도 영화계 소식가이드의 잡담을 담은 매거진을 따로 마련한다. 가이드의 잡담에서는 개인적 견해와 성찰을 듬뿍 담은 글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진정으로 영화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자.

영화 가이드와 함께 당신의 영화 관람에 의미를 채워보길 바란다.



-정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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